광명납골당 공사장에 또다시 '긴장감'

법원, '공사 방해 일체 금한다' 판결... 행정대집행 예고 충돌 임박

등록 2007.11.27 08:41수정 2007.11.2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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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성채산 공사 현장과 정면의 연현마을

성채산 공사 현장과 정면의 연현마을 ⓒ 최병렬


안양시와 광명시 경계에 건립하려는 광명시 납골당 공사장에 다시 일촉측발의 충돌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광명시가 추진하는 납골당 건립과 관련 광명시와 시공업체인 서원기공(주)이 안양시 석수동 연현마을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의, 투쟁위원회 등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이 받아들여 주민들에게 철수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지난 21일 "봉안당 건축공사를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며, 건축공사 현장에 출입해서는 안된다"며 "이 명령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50만원씩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광명시가 공사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르면 오는 28일부터 주민들이 설치해 놓은 납골당 건립 예정지의 농성천막은 물론 현수막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는 한편 경찰과 직원들을 동원해 주민들을 해산하고 터파기 공사 등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또다시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으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a  지난 2월 납골당 반대 시위에 나선 주민들

지난 2월 납골당 반대 시위에 나선 주민들 ⓒ 최병렬


연현마을 주민들, "공사강행 저지 충돌 불사"

연현마을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의 강영한 회장은 26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광명시가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통보를 전해왔다"며 "법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법원 명령대로 공사장 안에서는 철수하겠지만 공사 강행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막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행정대집행을 며칠 미룬다는 말도 들려오지만 언제 철거에 나설지 몰라 일단 27일 오전 전 주민들이 현장으로 나설 것이다"며 "공사재개가 강행될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고 그로 인한 불상사는 광명시가 져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대화를 통한 해결책 외면하는 행정기관
연현마을 LG빌리지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 따르면 주민대표들은 지난 11월 8일 광명시청 부시장실에서 납골당 건립과 관련하여 광명시 강철원 부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광명시 장묘담당자들과 광명경찰서 정보계장이 배석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광명시는 '납골당 계획으로 납골당 3만3000기는 당초 계획대로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추진하며 산골장(약 70여평)과 대형항아리 1개 설치해 무연고자들을 수용하고 기존에 계획했던 납골묘는 만들지 않는다'고 연현마을 주민 대표들에게 밝혔다.

강영한 회장은 "결과를 갖고자 만난 자리는 아니지만 강철원 부시장이 솔직한 대화를 갖자고 바랬고 성채산에서 주민들이 고생하는 것에 대해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강철원 광명 부시장은 "시간만 흐르면 희생자만 생길 확률이 높다. 이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그것을 위해 광명시와 연현마을 주민이 끊임없는 관심과 대화로 서로에게 좋은 해결점을 찾을 때"임을 강조하면서 대화창구를 마련키로 논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강 회장은 "앞뒤 안맞는 말만 듣던 자리와 달라 면담 결과에 희망을 가졌으나 그후 광명시에서 온 답은 이효선 시장의 불가라는 입장으로 '자신은 항상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굳이 그런 대화창구가 필요없다'는 통보로 없던 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현마을 대표들은 지난 11월 9일 안양시청에서 시장 권한대행인 박신흥 부시장과 면담도 갖고 "앞으로 광명시장 및 관계자들과 대화를 할 때 안양시 담당자들도 함께 자리해 주민들의 뜻을 함께 전해달라"고 촉구했으나 별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법원이 광명시와 공사업체가 제기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에 광명시의 손을 들어주고 안양시도 주민들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연현마을 주민들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양상으로 행정대집행 단행시 자칫 충돌과 불상사 위기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에 광명시는 안산지원의 결정으로 현재 공사장을 점거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철수명령과 함께 철수를 거부할 경우 경찰의 지원을 받아 강제 해산시킨다는 방침이나 곧바로 법적인 절차보다는 일단 대화와 계고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광명시는 27일 주민들에게 자진철수를 요구한 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이효선 시장이 한후 행정대집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부터 불거진 광명 납골당 건립 논란은 광명시가 일직동 산 1번지 2만6600㎡부지에 3만여 기의 납골을 유치할 수 있는 납골당 건립을 추진하자 안양시 연현마을 주민들은 이에 맞서 몇 번의 대규모 시위와 릴레이 시위 등을 펼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8월 현장인 성채산에서 공사가 강행되자 주민들은 납골당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낮.밤으로 몸으로 막아서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 1월 겨울부터 시작된 안양시와 광명시 경계에서 발생한 납골당 갈등과 대립은 10개월째 이어지며 새로운 겨울을 맞고 있다.

광명납골당 사태 발생 벌써 10개월째

한편 이번 사태는 광명시가 사업비 293억원을 들여 안양시와 경계인 광명시 일직동 산1번지 부지 2만6600㎡에 지하1, 지상3층, 3만317기(30년 계획)규모의 메모리얼 파크 건립공사에 착수하여 2008년말까지 완공할 계획이 지난 1월 중순께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광명시 납골당 부지는 안양시와 경계의 석수2동 연현마을과 마주보고 있는 해발 83m 성채산 일대로 안양천과 서해안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가 가로지르고 있지만 연현마을 LG아파트 단지와 직선거리로 500m에 위치하고 연현중학교와의 거리는 400m에 불과하다.

a  안양-광명시 경계 납골당 인근 지형도

안양-광명시 경계 납골당 인근 지형도 ⓒ 구글위성화면캡처


이에 안양 연현마을주민 등은 지난 1월 중순부터 생존권 및 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부지 이전을 요구하며 지난 3월 광명시청 대규모 집회 등을 통해 거세게 반발해 왔으며 지난 8월 9일부터 공사가 본격화되자 몸싸움 등 우려했던 충돌마저 발생한 상황이다.

현재 연현마을 주민들이 공사를 막기 위해 성채산 입구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도 벌써 넉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주민들이 순번을 정해가며 어린 아이를 데리고 또 직장 퇴근길에 성채산에 방문하는 것이 연현마을 주민들의 주요 일과가 되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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