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한 공무원 학원정원 500명 대강의실이지만 빈자리를 찾을 수 없다.
권기웅
갈 곳 없는 청년 구직자들, 노량진 학원가로최근 일반 기업체 입사를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구직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07년 국가직 공무원 7급 시험에는 715명 선발예정에 5만8513명이 지원하여 81.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년 구직자들이 공무원 직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안정적인 고용 환경 때문이다.
공무원은 박봉이라는 사회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7급 공무원을 기준으로 남자 군필자(3호봉)의 경우 2000만원 중반 대까지 연봉이 상승하는 등 대기업 못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 공무원 사회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연금 개혁 및 공무원 퇴출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무원=철밥통'이라는 사회 인식은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
이러한 사회 인식 속에 청년 실업 문제가 대두되는 현 상황에서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전공을 불문하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모습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각 전공 분야에서 소수 엘리트만이 경쟁에서 살아남고 낙오한 이들은 공무원 시험으로 내몰리게 되어 공무원 수험생의 비정상적인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의 합격자 수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소수의 합격자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실업 상태를 지속하게 되어 결국 청년 실업을 더욱 가중시키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취업 시장에서 줄어가는 일자리 속에 각 분야의 소수 엘리트만이 취업에 성공하는 우리나라의 고용 현실 때문이다. 자신의 전공 분야로의 취업은 일부 분야를 제외하곤 '하늘의 별따기'인 현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청년 구직자들이 공무원 시험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