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제주대와 제주교대간의 통폐합을 반대하며 제주교대생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한 어린이가 시위자의 피켓을 보고 있다.
양호근
권승용 학생은 상기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권승용 학생은 “김정기 전 총장이 말하길 학교의 세 구성원인 교수, 직원, 학생 중 두 개 구성원이 통합에 찬성했으니 민주적으로 찬성에 합의된 것으로 봐 합의서를 보냈다”며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한 행동에 학생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김 전 총장이 절차를 무시한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으로 두 학교간의 통폐합을 진행해 온 것을 보면 어떻게 교육자가 저럴 수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혀를 찼다.
지난 설문에 따르면 제주교대의 교수와 직원들은 80% 이상이 두 학교간의 통폐합을 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제주교대학생들은 이 자료를 갖고 학생들의 동의 없이 통폐합 신청서를 정부 측에 제출한 것을 가장 크게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또 교대학생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거짓말을 일삼는 김 전 총장의 말을 믿을 수 없고, 정부 측도 확실한 약속을 해주지 않아 믿고 통폐합에 합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총장에게 욕설 들어보지 않은 사람 거의 없을 정도다"권승용 학생은 “김정기 전 총장이 취임한 후 지난 2006년 초에는 ‘학생님들’이라는 호칭을 쓰고 나는 ‘교장선생님’이라고 학생을 위한 총장인 것처럼 하다가 지금은 ‘이XX, 저XX 하는 욕설을 하는 등 교대생 중에 욕설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또 “김정기 총장이 초기에는 통폐합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다가 거짓말을 일삼고 이제는 통폐합에 앞장서는 양면을 보고 더 이상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며 제주교대생들의 불신의 벽이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권승용 학생은 또 “정부 측에서도 제주교대가 제주대에 통폐합이 되더라도 복수전공을 할 수 없게 하는 등 초등교육을 지킬 수 있도록 하고 학습환경을 개선하고 교수임용도 늘려줄 수도 있다며 말했지만 확실한 약속보다는 가능성만 내비치는 정도여서 신뢰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제주교대생들은 도민들의 관심과 국민의 관심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승용 학생은 또 “반대를 하고 계신 여섯 분의 교수님이 계신 것으로 아는 데 그 분들이 움직여 주시면 더 큰 힘이 될 텐데 아직 아무 말도 않고 계신다”며 통폐합에 반대를 하고 있는 교수와 직원들이 힘을 실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또 1인 시위에 나선 이름을 밝힐 수 없다는 한 교대생은 “도민들 중에 교대에서 통폐합 반대하는 것을 보고 밥그릇 싸움으로 보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자신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통폐합 문제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나서부터는 이는 교육의 문제이며, 특수교육기관으로서의 교대의 기능을 지켜내야 함을 느껴서 지금은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도민들이 이에 대해 자세히 알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부모님이 공부 안하고 시위하는 것에 걱정도 많이 하고 계셔서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부모님도 모두 이해하시고 도움을 주신다”며 “도민들께서 그냥 작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초등교육의 근간의 문제라고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30일 서울서 전국 교대 학생들과 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