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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담그는 아내! 나는 익은 김치보다는 이렇게 바로 담은 김치를 좋아한다. 아내는 기분이 좋으면 이렇게 나 좋아하는 김치도 담가준다.^^ ⓒ 장희용
어제 저녁에 아내가 김칫국을 끓였다. 뭐 특별히 넣은 것은 없고 멸치에 콩나물과 묵은 김장김치를 넣고 끓인 김칫국이었다. 한 숟가락 국물을 떠먹으니, 개운한 것이 입맛을 확 잡아당겼다.
‘후루루 짭짭~ 후루루 짭짭~’
짜지도 않고, 맵지도 않고 개운한 맛에 이끌려 어느덧 김칫국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저녁이니 그만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빈 국그릇을 싱크대에 갖다 놓으려는 순간, 내 입이 ‘좀 더 먹자 응? 어서 가서 한 그릇 더 가지고 와!’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싱크대에 내려놓으려던 접시를 다시 들고서는 국 한 그릇을 더 퍼왔다. 나를 따라 ‘후루루 짭짭~ 후루루 짭짭~’ 맛있게 먹던 7살 우리 딸, “아빠 나도 한 그릇 더”하면서 빈 접시를 내미는 게 아닌가.
덩달아 우리 4살 아들, “왜~ 아빠하고 누나만 더 먹어! 나도 더 줘~”하면서 아직 다 먹지도 않았으면서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닌가!
정신없이 먹는다고 하는 말, 아마 어제 저녁 나와 우리 딸, 아들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경쟁적으로 셋이 김칫국을 먹었다. 다 먹고 나서 이 말이 저절로 나왔다.
“아, 잘 먹었다!”
배가 불렀지만, 장난으로 아이들에게 “우리 더 먹을까?” 했더니, 아내가 “오늘 다들 왜 그래?”하기에 “맛있으니까 그렇지. 진짜 맛있다! 오늘 저녁 진짜 맛있게 먹었다. 얘들아, 김칫국 진짜 맛있지 응?”하면서 맛있다는 말이 연신 내 입에서 나왔다.
그때의 아내 표정? 저 뿌듯한 표정의 미소! 밥 먹으면서 실실 웃기에, 왜 웃느냐고 물었더니 아내 왈, “그냥 기분 좋아서~ 맛있다고 하니까 그냥 기분 좋네”하면서 연신 싱글벙글 하는 게 아닌가.
‘맛있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도 기분 좋은가?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고 하더니, ‘맛있다’ 그 한마디가 아내 기분을 저리도 좋게 할 줄은 몰랐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말 한마디에 부부 사랑이 더 커질 수도 있고, 정반대로 싸움의 불씨가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부부 사이에 말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새삼 알았다. 아무튼, 아내가 기분 좋다고 하니까 나도 기분 좋았다.
이궁, 근데 아침에 또 김칫국이네 그려~ 그래도 아내 생각해서 다 먹었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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