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안 보내고 놀아줄 좋은 방법 없나요?

아이와 엄마 생각하면 보내야 하지만 여건되지 않아...조언 듣고 싶습니다

등록 2007.12.03 15:25수정 2007.12.0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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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이면 네살되는 새롬이, 어린이집에 보내긴해야하는데 여러모로 힘든 여건이다. 좋은 방법 없을까?
내년이면 네살되는 새롬이, 어린이집에 보내긴해야하는데 여러모로 힘든 여건이다. 좋은 방법 없을까?윤태
임신 5주째부터 태아일기를 통해 <오마이뉴스>에서 주목받던 우리 아들 새롬이. 벌써 29개월차에 접어들었고 한 달 후인 내년이면 4살이 된다.


엄마가 책을 같이 보면서 “예방주사는 안 아픈 거야”라고 반복해서 가르쳐줬더니 며칠 전 병원에서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며 하는 말이 “엄마 예방주사 하나도 안 아파”였다.

세 살이면 주사 이야기만 나와도 울고불고 난리인 아이들이 많은데 울기는커녕 주사를 맞으면서 하나도 안 아픈 거라고 멘트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롬이가 어찌나 대견해 보이던지(교육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듯).

여하튼 세월이 꽤 흘렀다. 새롬이 동생이 22주째인데 녀석은 뭐가 그리 급한지 벌써 발길질을 심하게 해댄다. 개월수에 비해 배는 어찌나 많이 나왔는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은 세월의 무상함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요즘 아내와 나는 새롬이가 들어갈 어린이집을 보러 다니고 있다. 이미 다섯 군데는 둘러봤다. 썩 마음에 드는 곳은 없다. 시에서 운영하는 공립어린이집이 썩 마음에 들긴한데 대기자가 워낙 많아 등록을 해도 기약이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새롬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 중이다.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내의 의견을 들어보면 이렇다.


우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항상 엄마에게 붙어 혼자 놀아야 하는 새롬이가 불쌍하단다. 집에서나마 뛰어놀고 하면 다행이겠지만 15평 좁은 빌라에 그것도 세간으로 가득차 있어 손바닥만한 거실이 전부인데 늘 그 협소한 공간에서 엄마와 함께 해야한다는 것. 내 생각엔 새롬이만 불쌍한 게 아니라 집에 갇혀 아이와 종일 함께해야 하는 아내도 불쌍하다.

또 이유가 있다면 둘째 임신으로 거동이 불편해 안이든 밖이든 아이와 제대로 놀아줄 수 없다는 점이다. 임신 중에는 늘 졸리고 피곤하기 마련인데 새롬이 때문에 새롬엄마가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또 녀석이 어찌나 치근대고 귀찮게 하는지 말도 못한다.


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새롬이를 선뜻 어린이집에 맡겨야겠다는 의지가 발동하지는 않는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 가장 걸림돌이 된다. 정부 고시가격에 의해 3살 어린이는 한 달에 31만원(토, 일요일 제외)이다.

정부지원의 조건이 되는 자동차 종류, 주거 형태, 급여에서 자동차는 경차인 마티즈, 급여는 100여만인데 전셋집이 비싸다는 이유로 최하위 지원등급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지원금은 아주 미미한 실정이다. 은행융자 받기 싫고 대출이자 무서워 시골서 소 팔고 농사 지은 거 팔고 처가에서 꾸고, 지인들한테 빌린 이자 없는 돈으로 전셋집을 마련한 것인데 그것에 발목잡혀 제대로 된 지원을 못 받고 있는 것이다. 따져보면 실질적인 영세민인데 서류상으로 영세민이 되지 못하는 셈이다.

여하튼 한 달 벌어 월급의 3분의 1을 어린이집에 쏟아붓는다는 게 부담이 되긴 한다. 어린이집이 아니더라도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살기에 늘 빠듯한 100만원 인생살이 아니던가. 당장 어린이집을 보낸다면 한 달 살림에서 몇십 만원씩 ‘펑크’가 나는 건 예견된 것이다. 내년에 둘째 낳으면 지원 등급이 좀 올라간다고 하는데 그것도 한 등급 정도 상승한다고 동사무소 직원이 말한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요즘 많이 고민 중이다. 어린이집에 보내야하는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경제상의 이유.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빚내 가면서 어린이집에 보낼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린이집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도 생각해보았다. 문화센터에서 하는 것인데 5만원에 석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해 40분 정도 놀이식 율동으로 하는 게 있긴 하다. 가격은 부담이 안 되지만 일주일에 딱 한 번, 그것도 짧은 시간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주변 얘기 들어보면 새롬이 나이 또래에 어린이집 보내지 않고 엄마가 돌보는 경우도 꽤 있다. 나와 아내의 입장은 어린이집을 통해 아이의 교육적인 면을 향상시키고 하는 건 아니다. 그저 또래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어울리면서 사회성도 배우는 등 아이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다. 물론 아내의 편의를 위한 것도 있지만 전적으로 아이를 위한 것이다. 물론 이같이 하려면 경제적인 문제없이 어린이집에 보내야한다는 전제조건이 돼야 할 것이다.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도 어린이집에 보낸 것 만큼 효과를 얻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새롬이 또래의 아이를 길러보신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들의 경험담을 듣고 싶네요.
#새롬이 #어린이집 #동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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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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