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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을 여는 일상의 사람들 새벽 3시부터 6시까지 도시의 모습 ⓒ 유태웅
어느새 1년 결산을 앞둔 12월이다. 매년 이맘 때면 연례행사처럼 한 해를 돌이켜 보게 된다. 경험상 항상 뿌듯함보다는 아쉬움과 회한이 남는 경우가 더 많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새벽을 깨우는 사람이 되자'는 우선 목표가 있었다.
돌이켜 보면 '새벽을 깨운'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잡고 세운 '목표가 깨진' 한 해였다. 늦어도 새벽 5시경에는 일어나 가까운 뒷산 산책과 묵상을 통해 하루를 시작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저녁 늦은 시각까지 컴퓨터를 끼고 사는 습관은 새벽잠을 깨울 여력을 주지 않았다.
매년 이맘때면 되풀이되는 새해계획 '새벽깨우기'
내가 새벽이라는 시공간적인 특별한 경험과 처음 만난 것은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때다. 용돈벌이로 나섰던 새벽신문배달원 생활은 남다른 새벽의 일상을 관찰할 수 있었던 특별한 기회였다. 매일 새벽 3시면 일어나 새벽잠을 이기고 나섰던 당시 새벽길.
인적 드문 늦은 저녁시간의 골목길보다는 새벽 어둠 속의 골목길이 더 무서웠던 기억. 새해 첫날 서설이 내린 새벽길에 첫 발자국을 남기던 기억. 어느 해 여름날 비가 개인 새벽 여명을 뚫고 구름 사이로 물들던 새벽노을의 장관은 학창시절 형성된 기억의 편린이다
당시 새벽이면 만나는 일상의 얼굴들이 있었다.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우유배달원, 새벽 출근길을 나서는 직장인, 허름한 작업가방을 어깨에 멘 일용직 근로자들. 이들의 모습은 지금도 변하지 않는 새벽풍경이다.
학창시절 겪은 남달랐던 새벽 일상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여전히 새벽에 대한 동경과 새벽을 깨웠던 당시의 부지런함을 되새기게 한다. 그래서 한해를 마감하는 시기에는 새해계획으로 습관처럼 '새벽을 깨우자'는 각오와 목표를 세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