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2일 용산역 앞에서 열린 지지유세를 마친후 영등포역 지지유세를 가기위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유성호
올 대선에서 최고의 패션 아이템은 점퍼다. 정동영 후보도 점퍼를 즐긴다. 정동영 후보는 주황색 점퍼다. 척 봐도 주황색 물결이다.
하지만 주황색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다양하다. 지난달 초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 때는 짙은 회색 점퍼에 검정색 터틀넥(일명 폴라티)을 입었다. 28일 파주에 갔을 땐, 짙은 회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그 위에 군청색 바바리를 걸쳤다. 주황색은 없었다.
TV에 넥타이를 매지않고 나온 적도 있다. 넥타이를 매도 색깔은 각자 다르다. 붉은 색도 매고 청색도 맨다.
정동영 후보도 따로 스타일리스트를 두거나 이미지 컨설팅을 받지 않는다. 부인 민혜경씨가 옷을 골라준다. 아니면 정동영 후보가 직접 한다. 스스로 옷을 고르고, 스스로 넥타이를 고른다.
정동영 후보 측은 "방송인으로 워낙 혼자 잘 해 와서 혼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주황색에 쏠리거나, 주황색이 없거나다. 편차가 심하다.
[이명박-파란색] 토론에는 양복, 시장에선 점퍼... 전문가의 손길정동영 후보가 주황색이라면, 이명박 후보는 파란색이다. 한나라당 공식 컬러다. 한나라당 점퍼도 검정색과 파란색이 반이다. 이명박 후보도 파란색을 애용한다.
하지만 사용법은 정동영 후보와 사뭇 다르다. 이명박 후보는 새파란 색 점퍼를 걸치거나 파란색 티셔츠를 입진 않는다. 새파란 색으로 도배하지 않는다. 짙은 회색을 입은 이명박 후보에게 파란색은 포인트다. 곳곳에서 도드라질 뿐이다. 양보다 질이다. 또 언제나 빠뜨리지 않는다. 전략적이다. 어떤 옷도 허투루 입은 게 아니다.
TV토론회나 강연에 나갈 때 이명박 후보는 반드시 수트를 입는다. 넥타이는 반드시 푸른색이다. 그것도 강한 파란색이 아니다. 엷은 푸른색이다. 은은하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튀지 않는다.
양복도 헐렁한 느낌이 일체 없다. 몸에 적당히 딱 맞는다. 재킷 팔 길이도 와이셔츠 흰색이 딱 맞게 드러날 정도고, 바지도 구두를 살짝 가리는 딱 좋은 길이다. 흠 잡을 데 없는 피팅이다. 똑 떨어지게 맞는 양복은, 같은 양복이라도 활동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이나 외부에 유세 다닐 땐 다르다. 점퍼나 코트를 활용한다. 베이지색 터틀넥 티셔츠에 검정색 모직 반코트를 입는다. 한껏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매치다. 그 위에 파란색 목도리를 둘렀다. 대선 후보 유세 첫날 동대문 시장에 갔다가 마침 지지자에게 선물로 받은 목도리다. 역시 파란색은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