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검사 탄핵' 놓고 신당-한나라당 국회 격돌

"직권상정이라도 해야" - "반민주적 폭거"

등록 2007.12.10 11:43수정 2007.12.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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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경준 전  BBK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직접 받은 자필 메모 3장을 공개하고 있다.
송영길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경준 전 BBK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직접 받은 자필 메모 3장을 공개하고 있다.권우성
송영길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경준 전 BBK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직접 받은 자필 메모 3장을 공개하고 있다. ⓒ 권우성

 

새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자이툰부대 파병연장안 등을 처리하기 위한 연말 임시국회가 10일부터 30일 간 열린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번 회기 중에 BBK 특검법과 BBK 수사팀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고,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후보와 검찰을 음해하는 목적의 임시국회 소집에 응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선의 와중에 소집된 국회가 또 다시 양당의 전쟁터가 될 전망이지만 검찰 수사를 불신하는 여론도 여전한 상황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10일 "헌법 65조 1항과 국회법 130조, 검찰법 37조를 근거로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 BBK 사건의 주임검사인 최재경 특수1부장 그리고 김경준씨에게 '딜'을 제의했다는 의혹을 받은 김기동 특수1부 부부장 검사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우리 헌법은) 대통령도 탄핵대상에 포함시킴으로서 비록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대통령이라 하더라고 헌법질서 수호를 위해 파면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상당한 정치적 혼란조차도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치러야할 비용으로 보고 있다"며 "검사가 정작 무서워할 것은 대통령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란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국회에 탄핵소추서를 낸다"고 밝혔다.

 

오충일 대표도 "의혹투성이 이명박이 대통령 되면 누가 승복하겠으며 그런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이든 검찰이든 신뢰할 수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물리적 시간에 의해 대선은 지나갈지 몰라도 이번에 검찰이 저지른 일은 두고두고 얘기될 것"이라며 "결국 대선 이후에도 계속 이 싸움을 해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지지율 1등 후보를 기소할 수 없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고 주장한 장영달 의원도 "이명박 정권 5년내내 감옥살이해도 이 문제를 좌시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신당 지도부에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감수하고라도 특검과 탄핵소추를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은 "국회에서 특검과 탄핵소추, 국정조사, 공직자비리수사처법 등을 다루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비대위에서 이번주내에 3~4개 (법안을) 직권상정 통해서라도 처리해야겠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신당으로서는 사실상 대선 캠페인을 포기하고 BBK 공세를 대선 이후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을 확인한 셈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치공세 성격의 임시국회 소집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선대위회의에서 "12월 20일 이후에 예산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얘기가 오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집하는 것은 검찰에 대한 정치적 테러요,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반민주적 폭거"라고 비난했다.

 

검사 탄핵안의 경우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된 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야 하는데 의원 128명의 제1야당이 물리적으로 저지하면 본회의 통과가 불가능하고, BBK 사건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도 법사위 상정 없이 강행 처리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142명)과 민주노동당(9명), 민주당(7명), 창조한국당(1명)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검찰의 BBK 수사에 비판적이기 때문에 이들이 공조하고 국회의장이 의사권을 신당 소속 부의장(이용희 의원)에 넘길 경우 BBK 특검법안 등이 한나라당의 반대속에 강행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으로 한나라당은 '김경준 기획입국설'을 다시 지피며 신당을 향한 파상 공세도 벌였다.

 

이명박 후보의 핵심측근 정두언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토크쇼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동영 신당 대통령후보의 측근들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김경준을) 접촉했다"며 "(김경준이 어떻게 도와주면 우리가 어떻게 해 주겠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쓴 것들이 곧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정 의원은 "지난 번 대정부 질문할 때 법무부 장관에게 '정치공작' 부분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안 지키고 있다"며 "수사하면 다 나온다. 그 때 관여했던 사람들을 이젠 일망타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의 독주체제가 바뀌지 않았지만, 검찰을 불신하는 여론도 높은 편이다.

 

<국민일보>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8일 10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BBK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검찰이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는 의견이 56.0%로 '제대로 판단했다'는 답변(34.4%)이 훨씬 많았다. 한나라당 지지자의 32.5%, 이 후보 지지자의 28.2%도 '검찰의 정치적 판단'이라는 견해에 동의했다.

 

그러나 김경준 송환에 대해 정부 또는 범여권 인사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도 58.1%가 '관여했다고 본다'고 응답해 '관여하지 않았다'(15.3%)를 크게 앞질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2.5%)

 

YTN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9일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검찰 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56.8%)가 '신뢰한다'(38.4%)보다 더 높게 나왔다. BBK 수사 이후 이명박 후보의 신뢰도 조사에서도 '이전에도 신뢰하지 않았고 지금도 신뢰하지 않는다'라는 응답이 50.8%에 이르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25.3%)

 

<국민일보>와 YTN 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5.2%, 42.3%였다.

2007.12.10 11:43ⓒ 2007 OhmyNews
#김경준 #이명박 #B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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