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명박 구하기' 총대 멘 <동아일보> 사설

<조선> <중앙>과 달리 일방적 이명박 편들기의 논조

등록 2007.12.17 14:15수정 2007.12.1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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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린 'BBK 이명박 동영상 편파·왜곡보도 동아일보 규탄 집회'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대선미디어연대, 동아투위 등 미디어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동아일보가 '이명박 찌라시'로 전락했다며 17일자 신문을 찢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린 'BBK 이명박 동영상 편파·왜곡보도 동아일보 규탄 집회'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대선미디어연대, 동아투위 등 미디어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동아일보가 '이명박 찌라시'로 전락했다며 17일자 신문을 찢고 있다.권우성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사앞에서 열린 'BBK 이명박 동영상 편파·왜곡보도 동아일보 규탄 집회'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 대선미디어연대, 동아투위 등 미디어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동아일보가 '이명박 찌라시'로 전락했다며 17일자 신문을 찢고 있다. ⓒ 권우성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사앞에서 'BBK 이명박 동영상 편파·왜곡보도 동아일보 규탄 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 유세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사앞에서 'BBK 이명박 동영상 편파·왜곡보도 동아일보 규탄 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 유세차량이 지나가고 있다.권우성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사앞에서 'BBK 이명박 동영상 편파·왜곡보도 동아일보 규탄 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 유세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 권우성

 

"BBK는 내가 설립했다"는 요지의 발언이 담긴 이른바 '이명박 광운대 강연 동영상'이 16일 대통합민주신당에 의해 세상에 공개됐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거진 이 동영상이 가져온 파문은 컸다.

 

민주신당은 동영상에 담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발언을 문제삼아 "거짓말로 일관해온 이명박은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압박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 미비를 지적하며 "BBK 재수사 지휘권 발동을 검토하라"고 법무장관에게 지시했다.

 

이런 와중에 이명박 후보는 "정권연장을 위한 청와대의 개입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BBK 특검법 수용'으로 맞불을 놓았다. 그야말로 얽히고 설킨 일촉즉발의 상황이 대선을 목전에 두고 일어나고 있는 것.

 

그렇다면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신문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이명박 광운대 강연 동영상'이 공개되고, 여야의 대립과 설전이 극으로 치달았으며, 대통령과 지지율이 가장 높은 대선 후보간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발생한 '12월 16일 빅뱅'을 지켜본 세 신문사의 17일자 사설을 읽어보면 대강의 윤곽이 그려진다.

 

17일자 <조선> <중앙> <동아>의 사설 제목은 각각 '이명박 후보의 특검 수용과 대선 정국(조선), BBK 사태, 결국 특검으로 가나(중앙), 盧의 BBK 재수사 지시, 李의 특검 수용(동아)이다.

 

이날 사설에서 <조선>과 <중앙>은 기계적이지만 중립을 고수하는 태도를 보이며, 특검 수사를 지켜보자는 비교적 상식적인 논조를 펴고 있다.

 

하지만, <동아>는 단호하다. 노 대통령의 재수사 검토 지시가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증폭시키려는 의도를 표출한 것이 아닌가"라고 비꼬며, "노 대통령이 광운대 특강 동영상만 보고 BBK 소유주가 뒤바뀐 것처럼 판단해 재수사를 지시한 것은 선거 중립에도 어긋난다"라는 말로 우회적으로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 사설<동아일보> PDF
<동아일보> 사설 ⓒ <동아일보> PDF

 

<동아>가 '이명박 일병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추측을 낳을만한 대목은 또 있다.

 

노 대통령의 재수사 검토 지시에 전격적 BBK 특검법 수용으로 맞선 이명박 후보의 결정을 "정면 돌파 의지"라고 추켜세운 <동아>가 노 대통령을 향해선 "검찰 대신 (공갈미수범이 가지고 있던) '동영상의 손'을 들어 준 것"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는 것. 이는 동일한 사안을 놓고 한쪽에 지나친 편향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한 태도다.

 

더욱 노골적인 대목도 있다. "BBK의 실제 소유주가 누구냐는 문제는 인터뷰와 강의 내용만 보고 판단할 일도 아니다. BBK를 설립한 돈이 어디서 나오고 누가 실질적으로 경영했느냐가 핵심이다"라는 대목을 보면 <동아>가 마치 '이명박 후보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검찰의 대변인 같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아래와 같은 대목은 또 어떤가. 이 부분은 <동아>의 사설이라기보다는 이번 '이명박 강연 동영상 파문'을 해명하며, 사태의 원인을 상대에게 돌리는 한나라당의 논평에 가깝지 않은가?

 

"(대통합민주)신당과 이회창 후보 측의 행태도 해괴하다. 친구 사이인 공갈미수범들이 100억원, 30억원을 달라며 동영상을 사라고 협박하자 한나라당은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신당과 이회창 후보 측 인사들은 오전 3시에 경찰서 유치장을 찾아가 공갈미수범과 흥정을 했다…."

 

한편, 같은 날 <조선> 사설은 "대그룹 CEO 출신이 사기꾼(김경준)에 당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걸 과시하고 다녔던 것이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다. 그걸 덮으려고 끝까지 말을 이러 저리 돌리다 본질 문제가 이렇게 엉켜버린 것"이라고 'BBK 사태'를 진단하며, "이 후보는 지금이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함으로써 사건이 순리대로 매듭지어질 수 있는 길을 터야 한다"는 충고를 들려줬다.

 

<중앙> 사설은 '이명박 광운대 강연 동영상'에 관해 "발언이 너무 적나라하고 명백한 것이어서 많은 유권자들이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했고, "이제 BBK 사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 같다… 특검이 진행되는 것이라면 모든 세력은 냉정하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만약 당선되면 이 후보는 특검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2007.12.17 14:15ⓒ 2007 OhmyNews
#동아일보 #사설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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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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