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강연 동영상'이 공개되자 대전지역 종교·사회단체 대표들이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패척결과 BBK정치검찰에 항의하는 대전충남목회자연대'와 '2007국민승리희망연대', 대전대학생유권자위원회' 등 대전지역 20여 개 종교·사회단체들은 17일 오후 대전역광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BBK설립자 이명박은 대통령후보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16일 공개된 이명박 후보의 특강 동영상으로 BBK와의 관계를 줄 곧 부인했던 이 후보가 줄기차게 거짓말을 해 왔음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이로써 이명박 후보는 자신이 저지른 BBK주가조작 범죄행위가 드러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저지른 거짓말 행진이 끝장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따라서 이명박 후보는 자신이 지난달 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통령직을 걸고 책임지겠다', '대통령이 되더라도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만큼, 이제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이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박근혜씨를 포함한 한나라당 내부에서 먼저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들은 검찰에 대해서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검찰이 저지른 진실은폐와 조작수사의 실체도 이로써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그런데도 정치검찰은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즉시 짓밟아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검찰을 규탄했다.
이어 "검찰도 이제는 부패한 권력과 야합하여 진실을 생매장할 뻔 했던 과오를 국민 앞에 백배 사죄하라"고 요구하면서 "국민적 의혹을 사고 있는 BBK관련 수사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특검을 통한 전면 재수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으로 "대통령 선거일정을 연기해서라도 진실은 규명되어야 한다"며 "범죄행위가 드러난 대통령후보를 그대로 두고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그 자체가 나라의 수치이자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덧붙였다.
지켜보는 시민들 반응 '뜨거워'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주변에는 50여 명의 시민들이 이들을 지켜봤다. 대전역광장에서 기자회견이 있어도 좀처럼 관심을 보이지 않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뜨거운 반응'이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신원규(50, 서울)씨는 "어제 뉴스를 통해 동영상을 봤는데, 충격적이었다"며 "어떻게 그렇게 오리발을 내밀 수 있는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국민들을 눈 뜬 봉사로 아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치원에서 쇼핑을 나왔다는 노(69)모씨는 "차라리 솔직하게 '그런 잘못은 있지만 대통령은 잘 할 수 있다'라고 처음부터 얘기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왜 그렇게 거짓말을 하는 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대전시민도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떠나 거짓말을 한 것은 분명하게 드러난 것 같다"며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 대전선대위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이명박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총력유세전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저녁 6시 부터는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대전역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전지역 시민단체들도 이날 저녁 '거짓선거와 민주정치 실종위기에 대한 대전시민사회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키로 해 '이명박 강연 동영상'에 따른 파장이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2007.12.17 15:56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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