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짜린 OK~! 10000원 짜린 NO~!

버스요금으로 만원짜리를 내려다가 승차거부 당하다

등록 2007.12.21 09:35수정 2007.12.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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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 김정애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 김정애

 

지난 달 어느 날, 버스에 올라 단말기에 카드를 대는 순간 잔액이 부족하다는 멘트가 나오기에 지갑을 열어 천 원짜리와 비슷한 만 원권을 꺼내 "아저씨 10000원짜리예요~"하고 요금 통에 넣으려 하자 기사아저씬 큰일이라도 나는 듯 안 된다고 했다. "천 원짜리가 없는데요~"했더니 거스름돈이 없으니 내리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버젓이 현금승차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거스름돈이 없다고 승차를 거부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버스요금을 인상할 때마다 승객에 대한 질 높은 서비스를 운운하면서 현금거래에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거스름돈조차도 준비하지 못했단 말인가~ 얼떨결에 내리긴 했지만 몹시 기분이 상하고 화가 났다.

 

버스를 타려면 잔돈으로 바꿔야 하는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돈을 바꿀만한 슈퍼나 구멍가게는 보이질 않고 저만치에 주유소가 눈에 띄기에 부지런히 걸어갔다.

 

막 주유를 마친 직원에게 만 원짜리를 꺼내 보이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저… 아저씨~ 잔돈 좀 바꿀 수 있을까요~?"했더니 대답 대신 선뜻 주머니에서 돈 뭉치를 꺼내 오천 원짜리와 천 원짜리를 섞어서 건네주면서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까지 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승차거부를 당한 것 때문에 기분이 상해있었는데 주유소 직원의 친절함에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생각을 하면할수록 버스기사의 태도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았다.

 

며칠이 지나도록 그 일이 잊혀지질 않고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젠 불쾌감 이상의 잘못된 제도는 개선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에 114에 문의를 하여 서울버스운송조합에 전화를 걸었다.

 

"감사합니다~  버스운송조합입니다."

남자직원의 친절한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들려왔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시내버스 요금제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어서 전화를 했는데요. 만 원짜리는 시내버스 요금으로 사용할 수가 없나요?"라고 물었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 "기사분들이 현금을 관리하다보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거스름돈은 동전만 준비돼 있어 사용을 할 수가 없습니다"고 했다. 

 

"그러면… 버스 안에 '만 원권은 요금으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나요?"라고 했더니, 왜 그러냐며 무슨 불편이라도 겪으셨냐고 묻는다. 그래서 얼마 전 승차거부 당했던 일을 이야기 했더니 직원은 머뭇거리며 자신은 잘 모르겠다면서 지금은 담당자가 없으니 죄송하지만 다시 한 번 전화를 하란다.

 

분명한 건 10000원 짜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금승차를 할 경우 카드사용자와 달리 100원을 더 부담하는 데도 불구하고 거스름돈이 없다며 승차거부를 하는 횡포에 가까운 버스회사의 안이한 경영태도에 답답함을 금할 수가 없다.     


승객에게 친절히 인사를 하고 정류장 무단통과를 안 하는 것도 승객에 대한 서비스겠지만 진정한 서비스는 일방적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승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한 후 그에 합당한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서비스 전략이 나올 정도로 고객에 대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요즘 시민의 발과도 같은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는 거스름돈조차 준비하지 않고 "1000원 짜린 OK~! 10000원 짜린 NO~!"와 같은 승객에게 불편과 불쾌감을 주는 요금제도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2007.12.21 09:35 ⓒ 2007 OhmyNews
#승차거부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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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52세 주부입니다. 아직은 다듬어진 글이 아니라 여러분께 내놓기가 쑥스럽지만 좀 더 갈고 닦아 독자들의 가슴에 스며들 수 있는 혼이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특히 사는이야기나 인물 여행정보에 대한 글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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