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하트
IMBC
흉부외과 전문의 최강국(조재현). 의료계의 꽃이라 불리는 외과. 외과 중에서도 흉부외과는 꽃 중의 꽃이라 불린다. 그만큼 가장 위험하고 힘들다는 뜻이다.
심장수술을 위해서는 수많은 경험과 연습을 통해 쌓은 섬세한 의료기술은 물론 고도의 집중력과 강한 체력까지 필요하다. 대여섯 명의 의료진이 모여 열 시간 넘게 수술하고 받는 비용이 성형외과에서 30분만에 끝내는 쌍꺼풀 수술비용과 같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이 때문에 어느새 몇몇 대학병원에서는 흉부 외과의사를 지원하는 레지던트가 없어 그 명맥이 끊기고 있다고 한다. 심장수술을 받으러 해외로 나가야 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흉부외과의 자부심을 잃지 않고 드높은 기상으로 의술을 펼치는 의사가 바로 그다. 지방에 '좌천'되어 있는 동안 매일 매일 토끼 한 마리씩을 잡아 심장수술 연습을 했다는 흉부외과 과장 최강국. 그는 흉부외과 분야에서는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자타공인 실력자다.
가난한 환자를 위해 직접 사회복지과를 찾을 만큼 지나친(?) 인간애마저 가지고 있는 그의 문제점은 조직의 부조리에는 조금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것. 병원 경영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트러블 메이커가 아닐 수 없다.
까칠한 성격으로 따지자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사람. 하우스와 최강국을 번갈아 보면서 한국과 미국 의사들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두 까칠한 의사들이 속해 있는 병원이라는 조직 모습이 한 눈에도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때문이다.
의사가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이 질병이 아닌 조직이라니<하우스>의 재미는 <과학수사대 CSI>를 방불케 하는 추적진단 장면이다. 바이러스가 침투해 조직을 파괴시키는 장면은 물론 신경세포가 재생되는 장면까지 마치 작은 캡슐 우주선을 타고 인체 속을 여행하는 듯 섬세하게 펼쳐지는 화면은 사실성을 높여 줄 뿐 아니라 어려운 의학용어를 쉽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드라마를 보고 나면 모르고 있던 의학지식을 알게 되는 즐거움도 있다. <하우스>와 같은 천재 의사에 대한 무한 신뢰가 생기기도 한다.
<하우스>가 의사나 병원에 대한 환상(?)과 신뢰를 부추긴다면 <뉴하트>는 의사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이 깨주는 드라마다.
환자를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마치 경쟁 상대가 된 다른 의사와 전쟁이라도 치르듯 집도하는 의사,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환자를 빼돌리는 의사, 무성의한 진단으로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성공을 위해서는 뒷거래도 마다하지 않는 의사, 환자의 고통보다는 과장이나 병원장 자리에 더 마음을 쓰는 의사.
환자의 생명을 지키고 고통을 줄여주려 노력하는 의사는 없고 성공을 위해 권모술수를 마다 않는 흰가운을 입은 노동자가 가득한 곳이 바로 <뉴하트>에서 표현하고 있는 병원이다. 의술은 없고 경영만 있는 병원. 우리가 찾는 병원이 바로 그런 곳이라고 생각하면 정나미가 떨어진다.
미국의사 그레고리 하우스가 다른 의사들과 의학 소견과 판단 그리고 찾을 수 없는 병명을 알아내기 위해 온갖 싸움을 할 때 우리나라 의사 최강국은 때로는 위급한 환자조차 미루어 둔 채로 거대한 조직의 힘과 맞서 싸운다.
의사가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이 질병이 아닌 조직이라니, 의사를 찾게 될 무지한 환자로서는 권력암투 속에 환자들의 인권이 무시당하거나 짓밟혀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의료지식 부족에서 오는 메디컬 드라마의 한계이며 문제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그러기에 오직 의료에 집중하고 의술로 승부하는 드라마 <하우스>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의사가 등장하고 수술대가 나오고 수술 장면이 나온다고 다 의료 드라마는 아니다. 권력암투나 남녀상열지사가 주를 이룬다면 병원을 배경으로 했을 뿐 기업드라마나 멜로드라마와 다를 것이 무엇일까 싶다.
메디컬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로서 우리나라에 <하우스>와 같은 본격 의료드라마가 아직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하지만 매력적인 까칠이 의사들이 등장하는 한국과 미국의 메디컬 드라마를 모두 감상 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당분간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은 한국과 미국의 병원을 오가는 즐거움으로 살게 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티뷰기자단 작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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