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자사고 학원인 페르마학원이 사이트에서 '자사고가 대입에서 유리하게 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윤근혁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혼란에 빠져 들고 있다.
자사고 설립을 추진중인 (주)대교 자회사인 페르마학원. 자사고와 외고 전문학원으로 유명한 이 학원 사이트는 15일, 이명박 교육정책 분석을 담은 ‘e-카탈로그’와 같은 홍보물을 올려놓고 있다.
이 학원은 홍보물에서 ‘자사고 100개, 기숙형공립고 150개, 마이스터교 50개’ 등 이명박 당선인이 내놓은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 공약을 설명한 뒤 “결국, 특목고 및 자사고, 우수공립고의 목표는 대입”이라고 강조했다. 고교 다양화가 대입명문고 육성이라고 본 것이다.
이 학원은 “중 1, 2학년은 목적에 합당한 고교선택을 위한 준비는 필수”라고도 적었다. 사실상 중학교 때부터 고교 입시를 위한 학원에 다니라고 권유하고 있는 셈이다.
경남 창원에 있는 21C 창원학원의 홍보물은 한발 더 나아갔다. 전국 1800개 학원과 제휴를 맺은 거대 프랜차이즈 중앙 업체와 손을 잡은 이 학원은 1월 이 지역 주택가에 A4용지 두 장 분량의 홍보물을 배포했다.
이 자료는 대입 본고사의 부활을 명확하게 예측하고 있다. ‘대학 선발 자율화가 곧 본고사 부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명문고 부활에 대한 예측도 빼놓지 않았다. 이 학원은 홍보물에서 “대학 입시의 자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명문대 진학률이 고교 선택의 중요한 관건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에 학부모는 자사고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학원은 “창원시의 상위권 중학생의 대부분은 자사고를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그 학생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학원 교육시스템을 홍보했다.
이 홍보물을 본 신종규 전교조 초등위원장은 “일선에 있는 교사들과 학원의 예측이 어떻게 이렇게 같은지 모르겠다”면서 “사교육이 절반으로 줄기는커녕 두 배로 뛰는 것은 분명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수진 창원학원 원장도 “본고사란 명칭은 안 붙겠지만 본고사 부활과 명문고 부활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구호와 실행방향 엇박자"... 늘어난 '자물쇠반' 홍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