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공단 내 공단로에는 많은 전봇대와 전선이 있어 대형 구조물을 옮기는데 불편을 겪어 오고 있다.
경남도청 최종수
전남 영암 대불산업단지에 이어 경남 창원공단에서도 전봇대를 놓고 자치단체와 한국전력공사가 호들갑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대불산업단지 ‘전봇대’를 언급한 지 이틀만에 뽑혀 이설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 비슷한 상황이 창원공단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대불산업단지 ‘전봇대’ 이설 소동 이후 경상남도와 창원시, 한국전력공사 경남본부․창원지점이 뒤늦게 창원공단 내 전봇대를 철거하고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창원공단 내 창곡삼거리(신촌)~마산5부두 사이 공단로에는 총 36개의 전봇대가 있다. 이 전봇대는 그동안 창원공단에서 생산되는 대형 부품 운반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봇대의 전선 높이는 지상 6m가 넘는다. 공단로 주변에는 압력탱크와 변압기 등 선박부품과 대형구조물을 생산하는 업체가 5개사나 들어서 있다. 이들 업체에서 생산하는 구조물의 높이는 전봇대보다 높은 7~10m.
업체들은 그동안 대형 구조물을 운반할 때 전선 때문에 지장을 받아왔다. 업체들은 차량 통행이 적은 토요일 새벽이나 일요일 밤에 크레인을 동원해 전선을 끌어 올린 뒤 운반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추가비용과 영업손실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곳의 전선을 땅에 묻어야 한다는 요구는 지난해 8월부터 제기되었다. 한 업체에서 전선 지중화를 창원시와 한전 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지중화에 따른 비용 6~7억원을 업체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이루어지지 못했다.
최근 대불산업단지 전봇대 이설을 지켜본 업체측이 다시 요청하게 되었다. 이에 경남도와 창원시, 한전 관계자들이 모여 두 차례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창원시 신촌동 창곡사거리에서 두산중공업 사이 도로변에 설치된 전선을 땅에 묻기로 했다. 그런데 전봇대 지중화에 따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서로 입장이 다르다.
한전 측은 내부 규정을 들어 비용 전액 부담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전 경남본부는 한전 본사에 공사비 전액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2월 중순경부터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 부담과 관계 없이 한전 창원지점은 오는 25일까지 전봇대 지중화 설계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한전 본사의 공사비 지원 여부를 지켜본 뒤 추경예산에 편성해 정반 정도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