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을 폐쇄하면 우리 농업의 큰타격을 초래한다

[주장] 농진청이 우리 농업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

등록 2008.01.31 16:32수정 2008.01.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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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이 부족하던 40여 년 전 국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한 획기적인 대변혁이 일어났다. 우리가 잘 아는 ‘녹색혁명’이다. 지금의 신세대들은 풍요의 온실 속에서 성장했기에 녹색혁명의 진정한 의미를 잘 모른다. 우리의 토양과 기후에 잘 맞는 다품종 벼를 개발, 보급하여 식량부족문제를 해결하는데 농업진흥청(이하 농진청)이 큰 공헌을 하였다.

새로운 품종의 개발과 기술보급을 위하여 그동안 농진청이 이룬 업적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국민의 생명산업인 농업의 뒷받침 없이 오늘날의 경제성장은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농업을 1차산업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단순한 식량의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문화와 민족정신이 깃든 새로운 신성장 동력 산업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생명산업인 농업을 주관하는 핵심부서인 농진청을 폐지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서 매우 큰 실망을 했다. 농업농촌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인수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비농업전문가들의 의견만 반영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단순한 평가 기준으로 효율성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농진청을 폐지하고 민간연구소로 전환한다는 생각은 극히 잘못되었다. 농진청이 그동안 이룩한 수많은 농업기술과 노하우가 민간연구소로 넘어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가 개발한 품종개발과 첨단농업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어 오히려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IMF 이후 국내의 수많은 종묘회사가 도산을 하고 외국업체가 인수하여 국내의 우수한 종자가 외국으로 유출되어, 지금은 많은 로얄티를 지불하고 종자를 사용하고 있는 사례가 타산지석이다.

우리나라의 농업기술은 세계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첨단 농업기술을 관장하는 농진청이 없어진다면 우리 농업은 설자리를 잃고 외국에 귀속되는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


생명산업을 가꾸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자신의 업무에 충실히 해온 농진청 직원들의 거취 문제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 민간연구소로 전환하면 인력감축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고, 실업률의 증가에 한몫을 하며, 특히 농업인을 지도하고 상담하는 인력의 부족으로 농산물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농산물의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외국에서 농산물을 많이 수입해야 한다. 수입농산물의 물량이 점차적으로 증가하면 우리 농업인 점점 쇠퇴의 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농진청의 폐지는 정부기관의 한 부서를 없애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주권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이다.


이러한 중요한 사안을 너무 경솔하게 안건으로 상정하여 폐지를 계획한 인수위의 무책임함에 많은 농업인들은 실감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회 각계 분야의 전문가들을 자처하는 분들이 이런 판단을 한 것은 우리의 농업과 농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결여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농업과 농촌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공청회 등 을 통하여 충분한 여론을 수렴하여 농진청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야 했었다.

우리에게 불평등한 시장 개방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식량대국들은 오히려 농업을 관장하는 부서를 활성화하여 제역할을 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어려운 고난의 시대에 농업을 홀대하는 발상을 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국 등 식량대국은 자국 농업인들의 강력한 요구에 의하여 힘없는 약소국에 농산물 개방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는 것을 보면 농업의 가치와 위상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설명해 주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자유무역협정과 수많은 농산물 수입개방의 파고 앞에 백척간두의 우리 농업을 더욱더 굳건히 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농진청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경쟁력 있는 농산물의 개발과 우수한 기술의 보급과 지도를 강화하여 우리 농업의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와 기상 이변으로 세계의 식량생산량은 매년 감소 추세에 있으며, 식량이 부족한 국가는 기아와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식량대국들에 의해서 곡물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이른바 식량의 무기화가 서서히 진전되는 조짐이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식량자급률이 33% 이내인 것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국제곡물가격이 급상승 으로 인해 국내의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엄청날 것이다.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농진청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당장에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고 해서 폐쇄를 한다면 오히려 예측 못 할 국가적 손실에 직면하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기관이나 기업, 단체 등 어느 곳을 막론하고 다소간의 문제점과 비효율성 내재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여 더 좋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농진청을 폐지하는 것보다는 그대로 존속하면서 성과제를 도입하여 우수한 성과를 거둔 직원에게는 더 많은 우대와 혜택을 주어 조직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묵묵히 연구실과 시험재배 현장에서 우수한 품종개발을 위하여 구슬땀을 흘리는 연구사들과 영농의 현장에서 농업인 지도에 열정을 다하는 지도사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농진청이 더욱더 발전하여 우리의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열망한다.

덧붙이는 글 | 이홍규 기자는 한믿음협동체 대표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홍규 기자는 한믿음협동체 대표입니다.
#생면산업 #농촌사랑 #우리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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