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공청회는 잉글리쒸로 토킹하시라"

[댓글 늬우스 ②] 나훈아, 알몸체벌, 영어공교육... 인터넷은 '와글와글'

등록 2008.02.01 11:29수정 2008.02.2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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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매주 금요일 네티즌들의 댓글을 통해 민심의 향방을 짚어보는 <댓글늬우스>를 올립니다. <댓글늬우스>에서는 <오마이뉴스> 사이트에 실린 댓글을 비롯해 인터넷 곳곳에 숨어있는 촌철살인 같은 댓글들을 관련뉴스와 함께 소개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편집자말]
나이스 투 미 츄!
한 주간 이슈를 댓글로 돌아보는 <댓글 늬우스>입니다.

요즘 영어에 '올인'중인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이명박 당선인에게 "안녕하세요" 대신 "굿모닝"이라 했다죠. 그래서 저도 영어로 인사해 봤습니다. 이 당선인이라면 이렇게 받아쳤겠죠?

"어이, 유아 베리 웰컴! (you're very welcome)"

[나훈아·민노당 논쟁, 인터넷을 달구다]

이번주 댓글계를 달구었던 이슈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야쿠자 폭행설 등 의혹을 밝히기 위해 바지까지 내렸던 나훈아씨. 누리꾼들은 "지가 설립했다는 동영상을 보고도 지 것 아니라는 사람보다 100배는 훌륭해 보인다"(bobdylan)며 "금년들어 최고 통쾌한 장면"(kim6297)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누리꾼들도 있었습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형 이상득 국회 부의장과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이력서를 살피는 모습이 이틀 연속 카메라에 잡혀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상득이는 상왕이요"(ahnst)라는 조롱부터 이것이 "맹박이가 말한 경제 살리기의 시작"(odollkim)이라는 비아냥까지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종북주의 등으로 내분을 겪고 있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논쟁도 뜨거웠습니다. 누리꾼 'cjcnseok'와 'historian'는 무려 7시간에 걸쳐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 결론은 바로 "이제 그만 쉬어야겠습니다"였다고 합니다.

자, 그럼 구체적인 댓글 논쟁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막 나가는 어린이집, 누리꾼 화났다!]

"저도 종일반에 아이 맡기는데, 하루 종일 일손이 안 잡힐 정도로 떨리고 힘들었습니다." (youngtjs)

누리꾼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던 한장의 사진을 기억하십니까? 바로 서울 용산구에 있는 'ㅂ 어린이집'에서 일어났던 '한겨울 알몸 체벌' 사건입니다.

  5살 안팎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알몸으로 문 밖에서 떨고 있다.
5살 안팎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알몸으로 문 밖에서 떨고 있다. 오마이뉴스

누리꾼들은 "이건 '체벌'이 아니고 '학대'다"(tungsani) "(교사가) 인간이기를 포기했다"(jj9961)며 "아동학대죄로 사법처리해서 똑같이 감옥에 옷 벗겨서 넣어라"(gochinatour@)라고 분노했습니다.

한편, 감성을 자제한 의견도 있었습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런 사건이 분통터지지만, 한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왜 이렇게 공공 보육기관의 서비스가 형편없는가, 보육교사들의 처우는 도대체 어떠한가. 보육노동자의 감추어졌던 고통도 밝혀져야 한다고 봅니다." (kingsleigh@)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소리"라고 강하게 오리발 내밀던 어린이집 측은 하루 만에 "할 말이 없다"며 체벌을 시인했습니다. 그런데 밤길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어린이집 원장, 어금니 꽉 깨물어라." (ak990199)

['영어인간' 육성이 우리 교육 이념?]

전 국민이 영어로 말할 수 있게 하겠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내놓은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한 누리꾼(fenestra)이 내다본 미래 모습입니다.

*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과 119 요원과의 대화
119 요원: How are you?(몸이 어떻습니까?)
피해자: I'm fine, thank you! and you?

이대로 간다면 이 같은 코미디가 실제로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한편, "영어 잘하면 군대 안가도 된다"는 식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군대 문제'에 민감한 대한민국 누리꾼들이 또 한번 댓글을 달궜습니다.

"이거 강남 병역 면제법안이구만. 부모 잘 만나서 어릴 적에 유학 보내고 영어 하나 잘하는 자식들, 그냥 군대 면제시켜주자고 해라."(yeslne)

일주일 내내 오락가락했던 '영어몰입교육'에도 볼멘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이명박 시대의 교육이념은 홍익인간이 아니라 영어인간이다." (jaywmun) 
"대운하 인수위원회에 이어서, 이번에는 영어인수위원회로 돌았다." (mailbone)
"영어학원만 로또 대박이다." (mts012)

결국 인수위는 영어 과목만 영어로 수업하는 것으로 한 발짝 물러섰습니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 30일 공청회까지 열었는데요, 누리꾼들은 "그 공청회는 꼭 영어로 하기 바란다"(mmimmi)고 화답했습니다.

"대한민국 바운더리에 이그지스트하는 올 애니멀 또한 잉글리쒸로 토킹하여야 할 것이며, 그 토킹에 컨퓨전을 워리하여 팔로우와 같이 카인드하게 오더하니 에브리타임 유저함에 있어 땅바기 앤드 리이키응수우꾸(이경숙)에게 탱큐함을 돈트 포겟트 할지어다." (dorl)

이런 바람에도 인수위는 취향이 같은 사람들만 모아놓고 '한국어'로 진행해 심한 배신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대불공단에서) 뽑은 전봇대 2개가 어딜 갔나 했더니…인수위 양쪽 귓구멍 막는 데 쓰였나?" (sam0613)
"밀실에서 코드가 같은 자들이 모여 논의하는 것은 공청회가 아니라, '모의'라고 하는 거야!" (kwk20)

이 가운데 영어를 빨리 습득할 수 있는 '달콤+살벌한 비법'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식민지화 되면 언어를 빨리 습득할 수 있다. 태국·인도 사람들이 영어를 잘한다고? 수 백년동안 식민지 생활을 해봐라. 영어·프랑스어가 기본으로 잘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영어를 잘하는 방법은 한 가지, 미국에 52번째 주로 당당하게 입성하는 길 뿐이다." (lovgod) 

이쯤 되면 다들 막 가자는 거, 맞지요?

[준법정신 투철한 당선인, 이건희는 왜 만났소?]

"법 안 지키면 만날 수 없다!!!"

이명박 당선인이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과의 면담을 무기한 미루며 한 말입니다. 이 위원장이 비정규직 불법시위에 대한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아서라는데요. 이에 한 누리꾼이 이렇게 일갈했습니다.

"법 안 지켜서 지금 '특검'받고 있는 삼성 이건희는 어떻게 제일 먼저 달려가서 만났셨쎄요?" (파란토끼 <Daum>)

마지막 보너스입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 27일 발표된 대통령 취임 엠블럼입니다. 태평소와 북을 모티브로 태평성대를 염원하는 희망의 울림소리를 형상화했다는데 뭐가 연상되시나요?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사용될 공식휘장(엠블럼)'태평고'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사용될 공식휘장(엠블럼)'태평고'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

한 누리꾼(lamp66)의 답은 이렇습니다.

"나팔은커녕 꼭 화장실에서 막힌 것 뚫는 도구 같다."

누리꾼들의 색다른 시각, 색다른 해석으로 만들어가는 <댓글 늬우스>, 이만 마칩니다.
#영어공교육 #인수위 #댓글늬우스 #알몸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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