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비빔밥을 한입 가득 넣고 그 맛을 음미해 보라. 입안이 행복해진다.
김필종
열차를 타고 부산역에 내리면 건너편 북항 바닷가에서 코끝으로 전해져오는 바다 냄새가 이곳이 항도 부산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 여정을 따라 부산역에 도착했건만 막상 허기를 채우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할 지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경상도 특유의 맛집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경상도 음식의 특징은 멋을 내거나 사치스럽지 않고 자연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리면서도 음식의 간은 다른 지방에 비해 세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부산에는 남해와 동해의 풍부한 어장에서 잡힌 해산물이 많아 물고기를 고기라 할만큼 생선을 최고로 치기 때문에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이 많을 뿐만 아니라 자갈치 시장을 비롯해 유명한 어시장도 많다.
그러나 부산에는 수산물뿐 아니라 돼지국밥·동래파전·밀면 등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많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싱싱한 야채와 채소를 이용한 경상도 특유의 된장찌개와 입안이 얼큰해지는 맛난 비빔밥을 맛볼 수 있는 '문출래 된장집'을 소개해볼까 한다.
부산역 광장 오른쪽 골목길에 있는 이 집에 처음 가서 내가 물었던 질문이 있다.
"저기요…, 혹시 여기 사장님 이름이 문출래님인가요?"
그 말에 배꼽을 잡고 웃으시던 주인아주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문출래'는 '나갈 출'(出)과 '들어올 래'(來)를 써서 손님이 많이 들어오고 나가길 희망한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식당에 처음 들어가면 통나무로 된 식탁과 의자가 눈길을 끈다. 그곳에 앉아 있으면 곧 숭늉을 담은 큰 냄비와 물수건이 나온다. 숭늉을 컵에 따라 마시면 목구멍을 타고 전해지는 따뜻하고 은은한 맛이 미각을 돋운다.
그리고 연이어 밥 한 공기와 함께 백김치·콩나물·부추·오뎅·콩 등 밑반찬이 나온다. 입안 가득 시원한 맛을 느끼게 하는 물김치와 비빔밥에 사용할 나물들이 본격적인 준비되면 문출래 비빔밥의 완성을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