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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 올리비아 뉴튼 존의 <휘지컬> 수록 앨범 ⓒ 올리비아 뉴튼존 홈페이지
“냄비위에 파리 또옹” 이라며 흥얼거리던 팝송이 있었다. 80년대의 히트곡 <휘지컬>(Physical)을 조용히 듣다보면 어설픈 한국식 발음처럼 들리는 ‘냄비위에 파리 또옹’은 지금 들어도 변함이 없다.
80년에서 81년, 미국에서 10주가 넘는 싱글 넘버 원 히트곡으로 대단히 화제가 되었던 <휘지컬>의 주인공 올리비아 뉴튼 존이 이제 60세가 됐다. 젊은 시절 가수로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했던 그녀는 올림픽을 즈음하여 암 퇴치 자선활동의 일환으로 만리장성에서 베이징까지 대장정을 한다.
전교 회장에 어울리는 반듯하고 착한 외모에 맑고 가느다란 목소리를 지닌 그녀는 78년 존 트라볼타와 함께한 뮤지컬 영화 <그리스>로 우리에게 먼저 알려졌다. 가지런히 삐친 복고풍의 헤어에 흰색의 두꺼운 머리띠와 미니스커트를 입은 경쾌한 모습. 어쩌면 그녀의 이미지는 그렇게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영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살았고 미국에서 가수와 배우 활동을 겸했던 그녀는 이름이 알려진 이후에 아동보호운동가와 환경운동가로서 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던 그녀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92년이다. 호주에 머물던 그녀가 유방암 선고를 받게 된 것이다. 수술 후 장기간 투병 생활을 하던 중 남편과도 이혼을 하지만 98년 재기에 성공해 음반을 발표한다.
환경오염 문제를 다룬<실버 레인>(Silver Rain)이란 곡은 어른이 된 내게 몹시도 그리운 멜로디였다. 성인이 된 지금 듣는 그 노래는 그 시절의 그녀를 기억하는 마지막 노래가 됐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유방암을 이겨낸 후 암 퇴치 운동에 앞장서는 여성으로 활동하고 있다.
완치 후 꾸준히 암 예방과 퇴치를 위해 앞장섰던 그녀가 암 퇴치 걷기 운동 대장정을 펼친다. 4월 7일 만리장성을 출발해서 21일간 228킬로미터의 길을 걸어 4월 28일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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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년 존 트라볼타와 함께 출연했던 뮤지컬 영화<그리스>의 한장면 ⓒ 올리비아 뉴튼존 홈페이지
호주 멜번시에 있는 암연구 치료센터 기금마련을 위해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 ‘평생 다시 할 수 없는 큰일을 훌륭한 장소에서 한다는 것에 흥분된다’고 말한 올리비아 뉴튼 존. 그녀는 이제 남아있는 생의 모든 역량을 암 퇴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수많은 가수들이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들은 젊었을 때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존재하기도 하고 또 그들의 음악이 희미해진 모습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리스>에서 존 트라볼타와 함께 뮤지컬을 선보인 작고 가냘픈 목소리의 그녀는 암을 이겨내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 힘쓰는 여성으로 새롭게 기억될 것이다.
8월이면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란 슬로건을 내건 베이징올림픽에 앞서 그녀는 228킬로미터를 걷는다. 부디 자신이 이겨낸 세월과 이루어내고 싶은 시간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씩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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