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원 원장이 마산시장실 앞에서 단식하는 까닭?

트라피스트 수녀원 장혜경 원장, 28일 저녁부터 단식농성 ... 수정지구 용도변경 반대

등록 2008.02.29 17:39수정 2008.02.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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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걸고 시작했다. 수녀가 가볍게 아무 일에나 생명을 걸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협박 수단도 아니다. 마산시의 의지가 확고한지를 알았기에 죽음을 불사하고 막아내야 한다.”

28일 저녁부터 마산시장실 앞 복도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트라피스트 수녀원 장혜경 원장수녀가 한 말이다. 장 원장수녀는 29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생명을 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원장수녀는 트라피스트수녀원의 주비아 수녀와 함께 단식하고 있다. 마산시장실 앞에는 이들 두 수녀와 마산 수정마을 주민 2명만 남아 있다.

장 원장수녀가 단식에 들어간 것은 마산 수정만매립지의 매립목적 변경을 반대하기 위해서다. 당초 마산시는 이곳을 주거용지로 매립했지만 최근 공업용지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마산시는 용도를 변경한 뒤 STX조선소를 유치할 계획이다. 마산상공회의소 등 경제계는 용도변경을 바라고 있다.

트라피스트수녀원과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천주교마산교구정의구현사제단, 수정마을 주민 등은 ‘수정지구 STX조선소 유치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장 원장수녀는 대책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책위는 “28일 오후 6시30분 환경연합 실무자 2명과 주민이 마산시청 밖으로 강제 퇴거돼 마산시청 앞에서 모포를 의지해 밤을 세웠고 장혜경 원장수녀 등은 매립목적변경 철회를 요구하며 마산시장실 앞 복도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29일 오전에도 마산시장실 앞 복도에서 항의했으며, 마산시청 직원과 경찰에 의해 강제 퇴거를 당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29일 오전 마산시장과의 면담이 이루어졌으나 어떤 합의점도 찾지 못하고 면담이 결렬되었다”고 밝혔다.

황철곤 마산시장은 지난 27일 시민담화를 통해 “지역 경제와 시민 다수의 이익을 위해 STX 유치가 불가피하다”며 “수정 주민들에게는 적절한 이주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수정지구 #트라피스트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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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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