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내기들의 OT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태안 기름유출 피해지역에 오리엔테이션 다녀온 오산대학 사회복지행정과

등록 2008.03.02 17:24수정 2008.03.0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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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대 사회복지행정과 학생들이 오리엔테이션으로 태안 구름포 해수욕장 기름제거 작업에 참여했다
오산대 사회복지행정과 학생들이 오리엔테이션으로 태안 구름포 해수욕장 기름제거 작업에 참여했다이경국

흔히 대학의 오리엔테이션(이하 OT)이라 함은 학교 소개와 동아리활동 소개, 이런저런 레크레이션, 이후 그 끝을 알 수 없는 음주로 대표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OT도 있다.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오산대학 사회복지행정과(학과장 김성영)는 2008년 신입생 OT를 충남 태안 기름유출 피해지역인 구름포 해수욕장으로 정하고, 1박 2일간 봉사활동을 통한 신입생 OT를 진행했다.

오산 지역에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는 오산시 자원봉사센터(소장 정기철) 후원으로 2월 28일, 29일 이틀 동안 신입생, 재학생 및 교수, 자원봉사센터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이번 신입생 OT를 동행취재했다.

봉사자들은 주간엔 주민의 70%가 바다를 생계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이곳에 펼쳐진 환경재해를 직접 체험하며 원유 제거 작업에 참여했다. 주민들의 민박집을 숙소로 삼고, 식사는 원주민 식당을 이용했다. 이 자리에서는 선후배와 만남의 시간, 교수님들과의 토론이 이어졌다.

대학의 왜곡된 음주문화나 폭력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 생활을 앞둔 새내기들에게 건전한 문화 속에 건강한 신심을 심어줄 수 있다는 데 이번 OT의 의의가 있다 하겠다. 또 대학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예비 사회복지사로서의 긍지는 물론, 소외된 이웃의 아픔과 사회구조에서 발생하거나 파생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자원봉사의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사회복지행정과 학과장 김성영 교수는 "기존 대학 OT의 틀에서 벗어나 사회복지를 배우는 학생답게 그 배움의 서막을 기름유출로 고통 받는 태안 주민들과 함께하는 것이 학과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특별한 의의를 대변하듯 2일간의 빠듯한 OT 일정에 참여한 사회복지행정과 신입생들은 많은 것을 느꼈다고 이야기 한다.


새내기 이꽃별 학생은 "처음 생각했던 오리엔테이션 모습과 달라 아쉽고, 귀찮은 마음이 들었지만 2일간 동기들과 뜻깊은 봉사활동을 통해 환경오염의 폐해를 몸소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다. 시간이 된다면 앞으로 지속적으로 와서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새내기 신옥주 학생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기름유출사고로 가슴 아파하는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었던 것 같다"며 "태안앞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많은 주민들의 상처가 하루 빨리 치유되길 바란다"고 했다.


신입생 OT에 대한 약간의 기대로, 자원봉사 형식의 OT가 다소 부담스럽고 힘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능동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신입생들은 학교로 돌아오는 내내 차 속에서 봉사에 대한 의견이나 소감을 나누는 등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도 오산대 사회복지행정과는 이러한 자원봉사를 통한 오리엔테이션을 매년 실시할 계획이다.
#오리엔테이션 #신입생 #대학 #자원봉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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