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모세의 십계명 장면은 환각에 취한 결과였다? 기독교를 혐오하는 한 네티즌의 악플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한 저명한 학자가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이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지는 6일, 이스라엘 헤브라이 대학(Hebrew University) 심리학과 학장을 지낸 베니 쉐넌(Benny Shanon) 교수가 영국 철학 학술지인 시간과 정신(Time and Mind)에 기고한 논문의 주장을 소개했다.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신을 만나는 구약의 유명한 장면들은 ‘아야유아스카(Ayahuasca)’란 환각물질에 의해 나타난 것들이라는 것이다.
이 환각물질은 시나이 반도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에서 추출된 음료로서 아직도 브라질 아마존 원주민들의 종교 행위에 사용된다고 한다. 쉐넌 교수는 구약에 묘사된 십계명이 전해지는 장면들이 15년전 이 음료를 시음했을 때 경험한 환각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이론을 착안해 냈다. 모세가 신을 만날 때의 신성한 경험은 이 물질을 다량으로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환각상태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불이 붙었지만 타지 않았던 나무도 결국 기적이 아니었던 셈이다. 시나이산을 뒤덮었던 자욱한 연기도 마찬가지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산 아래에서 신의 음성을 들은 일도 집단 환각연(mass drug-taking event)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성서와 환각물질과의 인연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노아의 방주에 사용되었던 아카시아는 일부 변종이 디메틸트립타민(dimethyltryptamine, DMT)이라는 환각 물질을 함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외되었다고 하며 에덴 동산의 선악과 나무도 사과보다는 훨씬 유혹적인 물질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쉐넌 교수의 이같은 주장을 대부분 영국과 이스라엘의 랍비들은 무시하고 있는 가운데 들끓은 이들은 이스라엘 네티즌들이었다. 이들은 이런 주장을 ‘이단’이라고 비난하면서 한 네티즌은 ‘약을 한 사람은 모세가 아니라 쉐넌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다른 한 네티즌은 다음과 같은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아마 이것은 진실일지도 모른다 – 그렇다면 종교는 진정 인민의 아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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