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추적...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운하 예찬론자'

경부운하 건설 위해 팔당상수원 이전 가능성 내비쳐

등록 2008.03.13 16:23수정 2008.03.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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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의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이만의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이만의 신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전문가와 종교인에 대해서 "다 의미가 있는 행동이기는 하지만 국민을 설득할 만한 전문 지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나 종교인들이 국민 전체 의사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이 장관은 '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서는 "반드시 4계절을 거치도록 되어 있는 현행 환경영향평가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와 같은 발언은 예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만의 장관은 한마디로 운하예찬론자였기 때문이다.

 

3월 9일 MBC 뉴스에 따르면 대운하 사업에 대한 여론은 찬성이 29.4%이고, 반대가 57.7%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이만의 장관에게 들어올 리 만무하다. 이만의 장관의 발언을 시간순으로 따라가면 12일 발언은 당연한 발언임을 알 수 있다.

 

① 2007년 10월 22일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회의관련 보도자료>

 

이 자료에 의하면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얼마나 '대운하' 예찬론자임을 알 수 있다. 이 장관은 대운하에 국민을 통합하는 역사적 의미까지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대운하 건설 사업에 대해 저희들은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은 운하가 단순한 운하, 환경, 경제 또는 하드웨어 차원이 아니라 그 물길을 통해서 국민이 하나로 화합이 되고, 국민이 호흡을 함께 통합하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실용적인 통합 등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보고 있다. 따라서 지역민들은 실용정치, 실용통합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국민 설득을 지속적으로 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② 2007년 12월 7일 <광주매일신문> ‘영산강이여 거듭나라’ 기고문

 

영산강 물길과 금강을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는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영산강 물길과 금강을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반도에 새로운 생명의 물길이 이어지고 종국적으로는 대륙과 해양을 잇는 '파워라인'이 생성될 것이다. 자연은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을 통하여 우리에게 선진화된 편익을 증대시켜 줄 것이다. 기후변화로 말미암을 호우·폭우 피해 등을 슬기롭게 막아내는 차원에서도 풍성한 수량의 영산강 만들기는 결코 늦출 수 없는 선택의 대안임을 강조하고 싶다."

 

③ 2008년1월 1일 <광주매일신문>(인터넷판) 신년대담

 

"영산강운하 사업은 호남경제에 활기를 불러올 것이다."

 

④ 2008년1월 13일<광주 MBC> 생생토론, 따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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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유성호

이 토론회에 이만의 장관은 운하건설 찬성론자로 참석하여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필요성과 영산강운하 건설의 타당성을 주장한다.

 

"운하는 무엇보다도 물류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그것이 저희 지역경제, 관광, 여러 가지 지역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등 종합적인 목적, 종합적인 새로운 방식의 개발에 합당한 것."

 

"사업비는 우리 영산강이 이미 많은 골재가 쌓여 있어서 강의 기능은 잃었지만은 지금 우리 국내에 조달이 어려운 양질의 골재를 판매함으로써 사업비를 조달하고 약간 부족한 부분은 호남경제가 취약하니까  국가가 보전해주겠다 하는 것이어서 민간투자에 의존하려고 하는 한강낙동강 운하사업과는 다른 차원의 여력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⑤ 2008년3월 6일 내일신문

 

청문회를 몇 일 앞둔 시점에서 이만의 환경부장관 내정자는 운하 찬성론자란 주장이 제기되자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다.

 

"찬반주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찬성입장은 아니다."

 

⑥ 3월 10일 환경부 장관 인사청문회

 

지난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열린 환경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만의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지난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열린 환경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만의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이만의 환경부장관 내정자는 모두 발언을 통해 팔당상수원의 이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팔당상수원 이전 없이는 경부운하를 건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좋은 원수를 확보하기 위해 선진국형 간접취수 등 취수원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물 산업 육성을 위해 수도사업자를 통합·대형화하는 등 수도사업의 효율화를 꾀하겠다."

 

2008년 1월 7일 환경부에서 작성한 '신정부 주요 환경정책' 423쪽에 의하면 "팔당상수원을 대체하는 상수원 확보는 현실적으로 곤란한 상황"이며 간접취수방식 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환경부 보고서 자체를 무시하고 간접취수방식을 검토하겠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만의 장관이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보여준 행동은 당연한 것이다. 대운하와 관련된 환경영향평가가 객관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운하를 전제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환경영향평가를 4계절 동안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대운하와 무관하지 않게 해석되는 것은 청문회를 비롯해 다양한 발언에서 보여준 대운하 예찬 때문일 것이다.

2008.03.13 16:23 ⓒ 2008 OhmyNews
#대운하 #환경부장관 #한반도대운하 #이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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