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국립대학법인 법률이 통과되자 울산과기대가 들어서는 울주군 반연리 부지에서 대학 설립 설명회가 열렸다
박석철
"인구 110만 대도시인 울산에 4년제 대학이 하나 밖에 없어 교육비 부담이 크다"는 울산시민의 요구에 의해 우여곡절 끝에 국내 최초 국립대학법인으로 설립되는 '울산과학기술대'가 엘리트 학생만을 위한 대학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과기대 조무제 총장은 지난 18일 '전국 상위 5% 학생 선별 방침'을 밝혔다.
조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하고 "학생들의 수준이 울산과기대 미래를 판가름하는 최대 관건이므로 전국 상위 5% 내에 드는 학생을 선별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모집인원을 200~300명선까지로 낮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 총장은 또 "이는 학생들 수준이 초기에 초빙할 교수진들의 수준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며 MIT와 같은 세계적인 대학으로 육성하고 POSTECH(포항공대) 같은 수준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울산과기대측은 올해 입학하는 모든 학생에게 등록금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고 기숙사를 제공한다고도 했다.
이는 그동안 울산 시민들이 요구해 온 지역의 교육비 부담 해소와 고등교육을 받을 권리에 전면 반하는 것이다. 그동안 시민단체 등은 2000명 이상의 정원을 요구해 왔지만, 어렵게 성사된 대학 설립 여건 등을 감안해 한 해 1000명을 모집하기로 하는 데 양보한 바 있다.
더군다나 최초 국립대 법인으로 울산시가 학교 부지외 15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야 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교육계 일각에서 설립 반대 운동을 벌여온 점을 감안하면 대학측의 방침은 울산시민의 반발을 불러오기에 충분한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시민 여망이 전국 5% 엘리트 양성?2009년 3월 개교를 앞두고 대학 조성 공사가 한창인 울산과기대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설립 과정을 거쳐왔다.
소규모 도시였던 울산은 박정희 정권에 의해 지난 1969년 공업특정지역으로 지정돼 그동안 도시 규모가 커져왔다. 1997년 광역시가 된 후로는 인구 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 발돋움 했다.
울산은 그동안 산업수도로 불리면서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선도했지만, 막상 교육여건에서는 열악함을 면치 못했다.
현재 울산에서는 매년 1만6000명 가량의 대학 지원자가 발생하지만 교육 환경은 196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수요의 절반 가량 밖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의 고등교육 기관은 4년제인 울산대학교를 비롯해 전문대학인 울산과학대학·춘해대학, 소수 정원의 한국폴리텍대학(옛 기능대)이 전부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