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연합뉴스 배재만
사실 정부는 그 해 10월 2일 전환사채를 이용한 주식거래에 대한 증여·상속세를 부과하는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었다. 에버랜드 이사회가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한 것은 그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10월 30일. 결국 삼성이 취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법이 개정되기 전에 선수를 친 것이다.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97년 5월 에버랜드 세무조사에 참여했던 용인시 관계자는 "세무조사에 나갔더니 삼성에서는 이미 관련자료를 다 준비해놓고 행정자치부에 질의해 받은 답변 자료까지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철저한 기획 속에서 이 전무는 세금 한 푼 들이지 않고 에버랜드 최대주주로 등극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한 셈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의 이상민 간사는 3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 법규의 발전에는 삼성그룹의 혁혁한 공이 있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편법 증여를 하고 그 후 행정당국이 관련 법규를 마련하는 등 그렇게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 법은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이번 일은 그를 다시 한 번 증명한 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건희 회장이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해당 회사에 손해까지 끼치며 회사의 자산을 넘긴 일이다."이 간사는 "특검이 이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며 "이미 법원에서도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을 인정했고 김용철 변호사가 허태학·박노빈 에버랜드 전·현직사장들이 '연기'를 했다고 밝힌 만큼 특검이 기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과 관련해 박노빈 에버랜드 사장을 포함해 에버랜드 관련자 3명을 소환 조사한다. 박 사장은 한 달 전 해외에 출국 중이다 최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 29일과 30일 당시 배임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허태학 삼성섬유화학 사장과 전환사채 발행 당시 구조본 재무팀장이었던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에버랜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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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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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전무, 에버랜드 인수하면서 세금 한푼도 안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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