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의 4·9총선 비례대표 후보 선정 결과, 여성후보들은 총 70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각 당의 당선 안정권에 든 여성들은 통합민주당 8명, 한나라당 14명, 민노당 2명, 자유선진당·진보신당·친박연대 1명 정도다. 통합민주당은 ‘경제 살리기’를 우선으로 내세웠다. 1번 후보로 ‘금융전문가’ 이성남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선정한 것. 이 전 위원은 씨티은행 한국영업담당 총지배인과 한국재정담당 수석을 거쳐 금융감독원 최초의 여성임원이자 한국은행 금통위 첫 여성위원으로 활동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성남 위원은 실물경제를 일선에서 경험하신 분으로 우리 당이 건전한 정책정당, 대안정당으로 금융통화 분야에서 앞으로 내실 있는 정책을 제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여성후보로는 최영희 전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 장관, 박선숙 전 청와대 공보수석 등이 선정됐다. 한편, 민주당은 일부 후보들이 “비례대표 선정은 결국 ‘계파 나눠먹기’에 불과하다”며 줄사퇴하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서영교 전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고연호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부위원장, 김현 당 부대변인 등 여성후보들도 사퇴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서민·빈민 등 소외계층을 배려한다는 방침에 따라 ‘빈민촌의 대모’로 알려진 강명순 목사를 1번으로 선정했다. ‘부자당’ ‘웰빙당’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강명순 목사는 대학시절 빈민촌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빈민운동에 투신해왔고, 1986년 빈곤층 아동 후원을 위해 시작한 ‘부스러기 선교회’를 현재 1만여명의 빈곤층 어린이를 돕는 ‘부스러기 사랑나눔회’로 발전시켰다. 그간 비례대표 1번으로 꾸준히 거론됐던 이경숙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발표 직전 “인수위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안된다”는 강재섭 대표의 말 등으로 논란이 일자 공천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순번 여성후보로는 대선 기간 이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를 수행한 김금래 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을 비롯해 이정선 한국장애인정치포럼 대표이사, 김소남 국민화합실천연대 공동대표 등이 배치됐다. 자유선진당은 이영애 당 최고위원을 1번으로 확정했다. 이 최고위원은 사법시험 최초의 여성 수석합격자, 여성 최초의 고법 부장판사와 법원장 등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녔다. 이 외 박선영 동국대 교수, 박원경 전 국민중심당 최고위원, 황인자 당 여성위원장, 이혜연 당 공보특보 등이 순위에 올랐다. 민주노동당은 일찌감치 여성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를 상위 순번에 할당해 사회적 약자와 서민,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1번에 배치된 곽정숙 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는 20여년간 장애여성계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애썼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진두지휘했다. 곽 전 대표는 “국민의 10%인 500만 장애인의 권리를 100% 찾아드리겠다”며 여성장애인 지원법 제정과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강화, 장애인 연금제 실시 등을 중심으로 한 총선 장애인 공약을 발표했다. 여성 몫으로는 황선 민노당 부대변인, 최옥주 전 전국여성농민연합 사무총장을 선정했다. 진보신당은 1번에 박김영희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를 선정했다. 유방암 투병 후 강제 전역을 당했다가 복직 투쟁 중인 예비역 중령 피우진씨가 3번으로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창조한국당은 1번부터 4번까지를 남성후보로 배치했다. 오정혜 정부정책연구원장이 5번을 배정받아 여성 최고순위가 됐으며, 다문화 사회화에 대한 대비와 배려 차원에서 추천된 필리핀 이주여성인 헤르난데즈 주디스 알레그레씨는 8번에 배정됐다. 한편, 18대 국회 비례대표 의석 수는 지난 17대보다 2석 줄어든 54석이다. 비례대표 의석을 받으려면 정당 투표에서 3%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거나, 지역구 5석 이상을 얻어야 한다. 비례대표 의석 분배는 지난해 대선 당시 득표율을 기준으로 하면 한나라당(48.7%) 26석, 통합민주당(26.1%) 15석, 자유선진당(15.1%) 8석, 창조한국당(5.8%) 3석, 민노당(3.0%) 2석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3일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하면 한나라당 27석, 민주당 17석, 민노당 4석, 친박연대 3석, 자유선진당 3석 정도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