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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이었다. 교무실에 앉아 있는데,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어떤 아이가 커피를 들고 서 있었다.
"어떤 아이가요, 이거 선생님께 갖다 드리래요."
"누가?"
"저도 몰라요."
아이는 따뜻한 종이잔을 건네주고 무심히 교무실을 빠져 나갔다.
누굴까. 고개를 갸웃거렸다 커피잔 뒤편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쓴, 다음과 같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어리버리하게 고3이 된 지 2개월쯤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생활이 너무 팍팍하거나 메마르지 않도록 늘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선생님의 수업은 이런 저에게 큰 기쁨입니다.
좀 더 여유로워지고, 가치있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 정신적인 것들을 보충받는 기분입니다. :)
그래서 선생님의 수업을 기대합니다.
'수능 끝나고 하고 싶은 것 리스트'에는
선운사의 동백꽃을 보러 가는 일이 추가되기도 했답니다.
선생님.
역시 저는 고3이기 전에 평범한 19살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19살 여자애에게 소소하지만 큰 기쁨을 주십니다.
- 3-5반의 19살짜리 ♥~
봄날 오후.
따뜻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에 기대어 나는 오래오래 커피를 홀짝였다.
2008.04.02 15:06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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