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농사,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을지…

전남 화순 김성초·정선 씨…"현실 어려워도 정직하게 농사지어요"

등록 2008.04.04 09:06수정 2008.04.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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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초씨 부인 정선씨가 지난 2일 자신의 시설하우스에서 토마토 순을 솎아내고 있다.
김성초씨 부인 정선씨가 지난 2일 자신의 시설하우스에서 토마토 순을 솎아내고 있다.이돈삼

"공산품은 원자재가 오르면 물건 값이 오르는데, 농산물은 생산비가 올라도 그렇지 않아요. 소비가 위축되면서 오히려 값이 더 떨어지죠. 울며 겨자 먹기로 짓고 있습니다."

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 온천지구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김성초(55)씨의 말이다. 해마다 '올해는 안 좋더라도 내년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지금까지 농사를 지어오고 있다는 그는 "정성을 다해 가꾼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소망은 없을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당 최소 2000원은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생산비가 빠집니다. 그런데 지금 1500원 선에 나가고 있어요."

김씨는 "농사는 짓고 있는데 생산비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데 그의 고민이 있다. 현실이 아무리 어렵다지만 소비자를 속이고 싶은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는 것. 한두 해 짓다가 그만 둘 농사가 아니기에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돈을 많이 받고 팔 수 있으면 좋겠죠. 그렇지 않다고 해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농사를 지을 수는 없잖아요. 내가 먹고, 우리 식구가 먹을 것인데….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안전하게, 최고 품질로 만들어야죠."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토마토.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농부는 긴 한숨만 내쉰다. 제 값을 받을 수 있을지 아득한 탓이다.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토마토.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농부는 긴 한숨만 내쉰다. 제 값을 받을 수 있을지 아득한 탓이다.이돈삼

김씨의 농사규모는 시설원예 6700㎡(2000평)에 완숙토마토를 재배하는 게 전부다. 봄 출하 시기는 매년 3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다. 수확량은 50여톤 정도. 한때는 멜론과 방울토마토를 심어 수출도 했다. 그러나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인건비 부담도 커서 완숙토마토로 바꿨다. 벌써 7년 전이다.

수확은 봄과 가을 두 차례, 2기작을 하고 있다. 출하는 도곡농협완숙토마토작목반(회원농가 20명)을 통해 공동 선별해서 서울과 부산의 도매시장이나 물류센터로 한다. 한번 맛을 본 소비자들이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주문해 오면 택배도 해준다.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죠. 친환경제재 값도 오르죠. 인건비는 또 얼마나 오르는지…. 난방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러나 여기에 투자되는 비용을 소득이 메워줄 수 없을 것이란 예상 때문에 머뭇거리는 거죠."

그렇다고 지금까지 쌓아온 신용을 무너뜨릴 수도 없는 일이다. 최상의 품질만 골라서 출하하는 것은 기본이다. 신용을 쌓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지만 그것을 잃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 생산비가 보장됐으면 좋겠어요. 같은 품목의 재배를 규제하고 또 지원을 제한하도록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지역별로 작물을 특화하는 게 바람직하죠. 그렇게 해야 생산자도 살고 소비자도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김성초·정선 씨가 운영하고 있는 '초선농장' 시설하우스에는 요즘 토마토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김성초·정선 씨가 운영하고 있는 '초선농장' 시설하우스에는 요즘 토마토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이돈삼

 전라남도 화순에서 시설하우스에 완숙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김성초·정선씨 부부.
전라남도 화순에서 시설하우스에 완숙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김성초·정선씨 부부. 이돈삼

#토마토 #김성초 #초선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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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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