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초씨 부인 정선씨가 지난 2일 자신의 시설하우스에서 토마토 순을 솎아내고 있다.
이돈삼
"공산품은 원자재가 오르면 물건 값이 오르는데, 농산물은 생산비가 올라도 그렇지 않아요. 소비가 위축되면서 오히려 값이 더 떨어지죠. 울며 겨자 먹기로 짓고 있습니다."
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 온천지구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김성초(55)씨의 말이다. 해마다 '올해는 안 좋더라도 내년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지금까지 농사를 지어오고 있다는 그는 "정성을 다해 가꾼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소망은 없을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당 최소 2000원은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생산비가 빠집니다. 그런데 지금 1500원 선에 나가고 있어요."
김씨는 "농사는 짓고 있는데 생산비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데 그의 고민이 있다. 현실이 아무리 어렵다지만 소비자를 속이고 싶은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는 것. 한두 해 짓다가 그만 둘 농사가 아니기에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돈을 많이 받고 팔 수 있으면 좋겠죠. 그렇지 않다고 해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농사를 지을 수는 없잖아요. 내가 먹고, 우리 식구가 먹을 것인데….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안전하게, 최고 품질로 만들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