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동부터미널 버스 승강장. 언제 그들이 차에 오를지 모른다.
강동주
터미널에서 내가 자주 이용하는 군산 행 버스를 기다려봤다. 선거가 있던 그 날은 시계 판매상이 보이지 않았다. 2시 30분 출발을 앞두고 있는 군산 행 호남고속 버스에 올라 잠시 운전기사와 얘기를 나눴다. 열흘에 한 번 동부터미널에 온다는 호남고속 기사도 이들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승객들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는 운전기사는 왜 이들의 탑승을 제지하지 않았을까? 대답은 의외였다.
"나한테 직접적으로 피해주는 건 아니니 그냥 놔둔다."
그들에게 시계값을 지불한 승객을 본 적이 있던 나는 배신감이 들었다.
대전동부터미널 박로수 이사는 "승객들의 불만사항이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터미널측에서 순찰을 돌거나 용전지구대의 협조를 얻어 정기적으로 단속을 해 본 적도 있다. 사기 사건을 근절시키기 위한 노력은 이미 지칠 대로 해 본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