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미래의 한국정치

주권자가 스스로 나서서 구현해야 할 꿈

등록 2008.04.17 15:04수정 2008.04.1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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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꿈꾸는 미래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정치는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근원적인 요소다. 그래서 한국정치의 미래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것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은 그 꿈과 제법 거리가 멀다. 현재의 한국정치는 무엇이 문제일까? 미래의 한국정치는 어떻게 되는 것이 좋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무엇을 해야 할까?

 

한국정치의 병폐

 

첫째, 지역주의에 의한 지역구도의 문제이다. 좁은 국토에서 남북이 갈린 것도 억울한데 동서가 갈리고 이제 수도권과 지방이 갈등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정치구도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이 지역주의여서 정치인들이 함몰되었다. 그것을 누구도 극복하려고 나설 수가 없는 상황이다. 지역정서에 편승한 지역당들이 각기 지역을 독점하고 있다. 경쟁도 없고, 견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역구도는 정치꾼들의 공천장사나 이권개입을 용이하게 만들 뿐이다.

 

둘째, 철새정치이다. 어떤 정치인은 탈당과 당적변경의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또 총선에서 당선되었다. 양지만을 쫓아 이리저리 보따리를 싸들고 돌아다니는 정치인들이 판치고 있다. 유리할 때는 한편이고, 불리할 때는 곧장 배신한다. 정책이나 지향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정치적 이익만을 쫓아 이합집산을 반복한다. 누가 어느 당에 소속된 것인지가 혼돈스러울 정도이다. 당도 만들었다 불리하면 부숴버리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한다. 도무지 정체성을 알 수가 없는 지경이다.

 

셋째, 가진 자들만을 대변한다. 선거때면 서민을 대변한다고 말은 무성하지만 정작 정책은 그 반대이다. 모두가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판이다. 누구도 서민의 어려움과 아픔을 대변하지 못한다. 299석의 의석 가운데 적어도 290석은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약육강식의 정글에 힘없는 서민들이 내던져진 것이다. 생존하기에도 너무 잔인하고 혹독한 곳에서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넷째, 정치인의 잘못에 대한 응징이 없다. 겉과 속이 다른 이상한 정치적 행보를 하고도 승승장구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국민을 속이고 눙치며 부정부패를 저질러도 응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민의 주권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해서는 국민은 말로만 주권자일 뿐 정치인들의 노예가 될 뿐이다. 아무리 심각한 잘못을 저질러도 곧 잊어버리고 다시 찍어주는 국민을 누가 두려워 하겠는가? 응징받지 않는 잘못은 다시 반복된다.

 

다섯째, 정책적 다양성이 없다. 식당에 가면 손님이 고를 수 있는 다양한 메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정치에는 먹을만한 메뉴가 없다. 배가 고파서 할 수 없이 내키지 않는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다. 흔쾌히 선택하여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하고 질높은 음식은 바랄수도 없다. 억지로 참고 먹거나 아니면 굶어야한다. 맛없는 저질 음식을 하나만 준비해놓은 식당처럼 한국정치는 형편없다. 정책과 정체성이 다양하지 못할 뿐 아니라 품질도 매우 조악하기 이를 데 없다.

 

여섯째, 관용이 없다. 정책의 차별성이 별로 크지 않으면서도 대립은 극심하다. 밀어부치고 몸으로 막고 언성을 높여 싸우는 일이 다반사다. 서로 합리적 기준을 가지고 토론하고 점접을 찾아가는 일은 없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행동할 뿐이다. 화끈하게 난타전을 벌이면 유권자의 칭찬을 듣는 일도 있을 정도이다. 도무지 법에 명시된 절차는 지켜지지 않는다. 누가 더 억지를 잘 쓰고 목소리를 높이느냐에 따라서 유불리가 정해지는 경우도 흔하다. 원칙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일곱째, 패거리 정치다. 누가 더 많은 정치인을 줄세우고 충성맹세를 받아내느냐에 따라서 정치적 미래가 결정된다. 국민의 지지는 그 다음의 일이다. 더 많은 계파를 만들고 거느린 자가 더 많은 권력을 획득할 수 있다. 심지어 대통령과 여당의 대표가 서로 패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다투는 일도 벌어진다. 줄서는 자들이나 줄세우는 자들이나 모두 한심하다. 마치 뒷골목의 조폭들의 세확보를 보는 것과 같다. 세를 유리하게 확보한 자는 경쟁자를 제거하려 노력한다. 배신과 협잡이 일어나고 집단 패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여덟째, 정치혐오증이 극에 달하였다. 총선의 투표율이 46%란다. 무려 54%에 달하는 유권자가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그랬을까마는 심해도 너무 심하다. '그넘이 그넘이다'라는 냉소가 널리 퍼져있다. 물론 정치인들의 잘못이 가장 크겠지만 그러한 정치인을 있게한 것은 유권자의 투표이다. 모두가 투표를 잘했다면 그런 저질 정치를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심지어 투표를 안하는 것이 잘한 일인양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생겨나고 있다. 대의정치의 위기라고도 한다.

 

아홉째, 책임정치의 실종이다.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지고 국민의 원성이 높아지면 여당은 당연히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한다. 그런데 그 심판이 아프다고 피하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당을 이리저리 부수고 합치며 책임을 희석하려한다. 국민은 화가 나지만 심판을 받을 대상이 없어져 버린다. 이렇게 해서는 책임정치가 불가능하다. 국민은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심판해야 하는가?

 

열째, 제도적 결함이다. 모든 선거구에서 오로지 1등만을 선출하는 방식은 민의를 적절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사표가 엄청나게 발생하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결함으로 인하여 지역구도도 더욱 강화되고, 다양한 정책정당의 태동도 불가능하다. 오로지 1등을 하기 위해서 지역주의를 부추기기도 하며 줄서기도 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수파의 의견도 반영되는 의회를 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오로지 지역맹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정치이다.

 

내가 꿈꾸는 미래의 한국정치

 

첫째, 지역구도가 사라진 정치를 보고싶다. 영남에서 민주당 의원이 배출되고, 호남에서 한나라당 의원이 배출되는 정치를 바란다. 영남이나 호남이나 지방의회가 최소한의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기를 갈망한다. 수도권에서도 개발론자 뿐 아니라 지역균형 발전론을 설파하는 정치인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국민의 이해가 정치인들의 이익보다 잘 투영되는 정치를 소망한다.

 

둘째, 철새 정치인이 없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대의를 짖밟고 여기저기 보따리를 싸들고 돌아다니는 정치인이 발붙일 곳이 없었으면 좋겠다. 명분없는 정치행보가 국민에 의하여 반드시 심판받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 때로는 여당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야당이 되기도 하지만 그 정당의 구성원은 서로 뒤바뀌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다. 철새정치인들이 주권자의 이익을 반영하여 정치할 리가 있겠는가? 철새정치인은 가차없이 퇴출되고 마는 정치가 그립다.

 

셋째, 가난한 서민들을 따스하게 감싸안는 정치를 꿈꾸고 싶다. 정치판이 오로지 기득권을 가진 자들만의 판이 아니길 원한다. 생계가 날로 위협받고 있는 서민들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정치세력이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누구나 시장의 경쟁에서 패배하거나 밀려날 위험은 있다. 그러나 국가의 따스한 보호아래 다시 재기할 수는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한번의 실패로 죽음에 내몰리는 일은 없어야한다.

 

넷째, 주권자가 정치인의 잘못을 철저히 응징하는 정치를 희망한다.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유권자를 속이며 자신의 사리를 챙기는 정치인이 퇴출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닌가? 주권자의 의지로 그들이 퇴출될 수 있다면 점차 좋은 정치를 하려는 자들도 늘어날 것이다. 잘못을 저질러도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정치는 사라지기를 바란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정치인의 잘못을 기억하고 징치하는 유권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다섯째, 다양한 정책정당의 출현을 고대한다. 보수와 진보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정책으로 서로 경쟁하는 정치를 바라는 것이다. 국민이 다양한 정책정당중 자신을 잘 대변하는 세력을 선택하고 키워나갈 수 있는 정치가 그립다. 그렇게 다양성이 잘 반영되는 정치만이 각계 각층의 이해를 반영하고 조정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극우파, 중도우파, 중도좌파, 극좌파가 다 있어야 한다. 국민의 선택매뉴는 다양하고 정교할수록 좋은 것이다.

 

여섯째, 치열한 토론과 관용이 흐르는 정치를 원한다. 각기 다른 주장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토론하는 정치, 치열하게 토론하면서도 서로 다름을 용인하는 관용이 흐르는 정치가 되어야한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철저히 배격당하는 정치여선 발전이 없다. 힘을 얻는 쪽의 나태한 게으름만 강해질 것이다. 의견은 달라도 합리적 토론과 합법적 절차를 존중하는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일곱째, 패거리가 없는 정치가 구현됐으면 좋겠다. 줄세우고 줄서며 서로 협잡하여 정치적 이익을 나눠먹는 구조를 허물었으면 좋겠다. 각기 자신의 소신에 따라 정치적 행위를 하고 줄세워서 세력을 다투지 않기를 바란다. 때로는 계파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소신마저 헌신짝처럼 던져 버리는 정치는 사라져야 마땅하다. 누가 많은 정치인을 줄세웠는가에 따라서 권력을 획득하는 일은 후진정치이다. 패거리지을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이목을 의식하고 정치해야 한다.

 

여덟째, 국민의 정치혐오증이 없어지길 바란다. 투표율이 적어도 70%를 넘어야 하지 않겠는가? 각기 주권자로서 자신의 의지를 정치에 적극 반영하려는 노력이 있어야한다. 모두가 다 마음에 안든다며 주권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한다. 주권자가 함부러 자신의 주권을 포기하는 한 정치는 점점 더 조악하게 변해갈 것이다. 누구라도 주권만은 포기하지 않아도 되도록 정치의 품질을 높여야한다.

 

아홉째, 책임정치의 원리가 확실히 작동하는 정치가 되어야한다. 불리하면 당을 깨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이합집산하는 정치는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 잘못이 있거나 국민의 여론이 나쁘면 당당히 심판을 받아들이고 달게 받아야 한다. 정체성을 변함없이 유지하면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당당한 정치가 하루속히 정착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열째, 선거제도의 결함이 고쳐지기를 바란다.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등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주권자의 의사를 정치구도에 반영하기 위해서 그렇다. 지역구도의 확대재생산을 막기 위해서도 그렇다. 지역 이기주의로 대립하는 정치를 막기 위해서도 그렇다. 정책정당과 다양한 정당의 출현을 위해서도 그렇다. 패거리 정치를 탈피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정치에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누가 무엇을 할 것인가?

 

이미 정치인들이 좋은 정치를 만들어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국민이 주권행사를 통해서 정치인을 압박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문제는 유권자의 문제인식이 좋은 정치를 만들기에는 미흡하다. 참여가 미흡하고 의지가 약하며 판단이 명확하지 못하다. 누군가 좋은 정치를 실천해 보여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사회의 제도권 정당들은 우편향이 심하다. 지역주의 정당이다. 철새들이 대부분이다. 책임정치를 허물고 있다. 패거리 지어서 줄서기에 바쁘다. 현재의 제도권 정치인들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들이 나선다 하더라도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미 그들은 구태정치에 깊이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온건한 진보성향의 정치세력을 규합해서 기존 정당들과는 다른 방식의 정치를 시작할 때이다. 물론 그 일에 주권자인 국민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그러한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이다. 그 일을 지금부터 차곡차곡 준비하고 만들어갈 때가 되었다.

 

국민의 참여가 없이 정치명망가들이 만든 정당으로 좋은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기를 기다리는 꼴이다. 지역구도에 의지하지 않는 정당,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당, 줄서기가 없는 주체적 정치인들의 정당, 철새행각을 벌이지 않는 줏대있는 정치인들의 정당, 사회적 약자를 따스하게 감싸는 정책을 내세우는 정당, 잘못된 법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명확히 천명하는 정당, 당의 리더쉽을 당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정당을 세울 때이다.

 

많은 이들이 꿈꾸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제 저질스러운 한국정치는 주권자인 국민이 스스로 나서서 허물어 가야 한다. 그것을 하기 위한 새로운 정당을 누가 만들 것인가? 거기에 누가 참여할 것인가?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다. 그 일에 누군가 나서야 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성공의 신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정당들은 모두 스르르 허물어질 것이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지금 나서야 할 때다. 좋은 정치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모두 거기에 참여할 때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우리정치로는 국민 모두가 불행해질 뿐이다. 이제 주체적 참여로 새로운 것을 건설하고 오랜 세월동안 키워가야한다. 많은 사람들은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앞장서기를 바란다. 여전히 우리정치에 커다란 공감이 비어있다. 그 틈에서 좋은 정치의 싹이 움트고 자랄 수 있다. 모두가 참여하여 그것을 키우고 가꾸면 아직도 희망은 있다.

 

모두가 나서서 그 일을 시작할 때이다. 주권자는 관전자여선 안된다.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옳다.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 않겠는가? 투자한 만큼 희망이 자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노사모에 함께 올립니다.

2008.04.17 15:04ⓒ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노사모에 함께 올립니다.
#한국의 정치적 미래 #지역구도 #책임정치 #구태정치 #패거리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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