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녹차향에 취하다

집에서 실습해 본 녹차 우려 마시기

등록 2008.04.28 15:59수정 2008.04.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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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우려 낸 녹차 ..

우려 낸 녹차 .. ⓒ 정현순

▲ 우려 낸 녹차 .. ⓒ 정현순

28일, 아침햇살이 좋다. 식구들이 모두 나간 텅빈 집. 연한 색깔과 은은한 녹차향이 텅빈 집을 꽉 채워 주는 듯했다.  또 다시 찻잔을 코끝에 갖다 대 본다. 끓여서 마실 때는 느끼지 못했던 녹차향이 주변을 맵도는 것 같았다. 거실에 혼자 앉아 내가 직접 우려 낸 녹차향을 느껴보고 있는 중이다.

 

a 녹차잎을 넣고 녹차우리기 ..

녹차잎을 넣고 녹차우리기 .. ⓒ 정현순

▲ 녹차잎을 넣고 녹차우리기 .. ⓒ 정현순

며칠 전이었다. 다례 교실을 갔었다. 그때 난 다례를 가르치는 강사에게 "녹차 잎을 주전자에 넣고 끓여 먹으면 안 되나요?", "뭐 안 된다기보다 우려 먹는 것이 좋은 점이 더 많지요"했었다. 다례란 차에 대한 예절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차 문화라고한다. 평소 다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강의를 들어보니 너무나 문외한이란 것을 알 수있었다.

 

그날 녹차를 다리는 방법과 마시는 방법에 대해 배운 설명이다.

 

1. 끓는 물로 차주전와 찻잔을 미리 예열을 한다.

2. 예열이 된 주전자의 물을 따라 버리고 찻잎을 주전자에 넣는다.

3. 찻잎을 넣은 주전자에 80도 정도로 끓는 물을 붓고 우려 준다.

4. 1분 정도 우린 후 찻잔에 세 번에 걸쳐서 부어준다.

 

5. 마실 때는 왼손으로 밑을 바치고, 오른손으로 위를 잡아준다. 차향을 맡으면서 한 모금 입에 물고 입안에서 한 바퀴 돌려서 맛을 본 다음 천천히 넘기면 된다. 녹차에도 쓴맛, 신맛, 짠맛, 단맛이 있다고 하니 맛을 음미하면서….

 

우린 차를 세 번에 나누어서 부어주는 이유는 주전자 안에서 차가 계속 우러나기 때문에 차의 농도를 똑같게 하기 위함이다. 차를 정성스럽게 찻상에 바쳐 들고 손님 앞으로 간다.

 

내간 차는 주인이 먼저 맛을 본다.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이 되면 손님이 맛을 본다. 맛을 본 손님이 맛이 좋으면 고개를 끄덕이면서 주인과 차를 마시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게 된다.

 

28일, 차를 우리는 것을 그날 배운대로 그대로 해보았다. 특별히 다기세트가 없기에 얼마 전 술을 사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유리 주전자를 찾아냈다. 그리곤 예열을 하고 찻잎을 주전자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차를 우려냈다. 잠시 우려낸 차를 유리찻 잔에 따라 마셔보았다.주전자에 끓여 마시는 것보다는 향도 좋았고 빛깔도 좋았다.

 

2년 전쯤 커피를 끊으면서 녹차를 자주 마시기는 했지만 오늘만큼 좋은 녹차 맛은  없었던 것같다. 아마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박자 천천히 하자 라는 마음이어서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강의를 들으면서 조심스러운 마음을 느꼈던 그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3년째 다례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두 딸들이 배우고 엄마가 나중에 배우는 사람들도 만나보았다. 모두가 조심스럽고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차분한 성격이 아닌 난 그들의 그런 모습이 부럽기도 했었다. 하여 기회가 되면 나도 다례를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다 혼자 있을 때 실습을 한 번 해 보고 나중에 친구가 오거나, 남편하고 다례를 즐겨 볼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실습을 실전처럼 해보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래서 다례를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오는 날, 바람 불어 좋은 날, 봄날의 꽃들이 지는 날. 찻잔을 마주하고 있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

 

다 다려진 녹찻 잎도 여러 가지로 쓸모가 다양했다. 악취재거,살균작용, 밥에 넣어먹으면 지용성 비타민도 섭취 할 수있다고 한다. 또 고추장에 무쳐 나물로 먹기도 하고 그외에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고 한다.

 

퇴근해서 놀러 온 딸이 "엄마 누가 왔다 갔어?"하며  묻는다. "왜 잔이 두개라서?  엄마 혼자 쇼 하고 있었어. 너도 녹차 한 잔 마셔 봐"하며 우린 녹차를 따라주었다. "빛깔도 곱고 녹차 잎 향도 나고 정말 좋지?" 물으니 "딸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진짜 괜찮다는 뜻인가?

 

2008.04.28 15:59ⓒ 2008 OhmyNews
#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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