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자료 사진).
오마이뉴스 이종호
하지만 가장 성공한 '영웅'은 바로 원자바오 총리.
베이징대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한 중국인은 "이번 지진 보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보도 논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모아낼 수 있는 감동 뉴스 만들기, 그리고 뇌봉(1940~1962, 22살에 요절한 인민해방군 병사로 이타적 삶의 화신으로 칭송되는 인물)과 같은 재난 현장의 영웅 만들기, 중앙정부와 공산당을 '눈물 흘리는 부모' 상으로 재현해 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중에서도 원자바오 총리의 활약상은 단연 압도적이었다, 원 총리는 그야말로 이번 재난 현장에서 '만들어진' 최대 영웅"이라며 원 총리가 이번 지진 보도 과정의 최대 '수혜자'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인터넷 사이트 곳곳에서는 "원 총리님, 사랑해요!"라는 글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고 "총리님, 감사합니다!"라는 글들로 도배되다시피 하는 곳도 있다. 지진 발생 후 현장에서 5일간 구조 작업을 지휘하면서 반백발이 된 원 총리의 초췌한 모습과 그의 분노, 눈물 등등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자주 언론의 머리기사로 오르면서 원 총리의 이미지는 급속도로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상세하게 전달된 원 총리의 이러한 행보는 바로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인자한 부모상'을 재현해 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지진으로 인해 폭발할 수도 있는 국민적 심리와 재해 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원 총리의 이미지 덕분에 적지 않은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는 분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이번 중국 언론의 지진 보도는 전례 없는 보도의 투명성과 신속한 정보 전달을 통해 각종 악성 유언비어를 차단하고, 원자바오 총리 이미지를 이용한 중앙 정부 및 공산당에 대한 국민적 호감도 상승에 여러모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돈 내라 돈!"... 기부금 적게 낸 유명인들과 기업들, 여론의 뭇매 맞아지진 발생 후 중국 사회에 불고 있는 또 하나의 애국 열풍은 바로 기부 운동이다. CCTV에서는 매일 각 분야별 유명인들과 기업인들의 기부금 기부 현황을 특별 방송 형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인터넷 등에서도 유명인들의 기부금 내역이 상세히 공개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기부한 유명인들의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고 인터넷에서는 이들을 '좀스럽고 쩨쩨한' 사람들로 매도하는 경우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