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구봉산에 별 보러 오세요

시민들에게 별 보여주는 춘천시민천문대

등록 2008.05.26 13:52수정 2008.05.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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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아이가 별을 발견하고는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다.
한 아이가 별을 발견하고는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다.김소희
한 아이가 별을 발견하고는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다. ⓒ 김소희

지난 25일 밤 8시 30분. 춘선 구봉산 휴게소에 갑자기 등장한 세 명의 사람들이 천체 망원경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내 여러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그들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구경만 하지 마시고 오셔서 별 구경하세요. 돈 안 받습니다!"

 

김호섭씨의 외침 뒤 사람들이 주위에 몰려들었다. 세 사람은 몰려든 사람들에게 천체 망원경을 통해 별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점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이들이 바로 춘천 구봉산의 명물 '춘천시민천문대' 사람들이다.

 

"춘천시민천문대는 일종의 소망이죠. 춘천의 시민들이 별을 보고 갈 수 있도록, 춘천에 들른 사람들이 춘천의 맑은 밤하늘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런 이름을 지었습니다."

 

춘천시민천문대 양성우씨의 말이다.

 

별들에게 물어봐~ 춘천시민천문대

 

 춘천구봉산휴게소에서 사람들에게 별을 보여주는 일을 하고 있는 춘천시민천문대원들. (왼쪽부터 김철중 씨, 정선혜 씨, 김호섭 씨, 양성우 씨)
춘천구봉산휴게소에서 사람들에게 별을 보여주는 일을 하고 있는 춘천시민천문대원들. (왼쪽부터 김철중 씨, 정선혜 씨, 김호섭 씨, 양성우 씨) 김소희
춘천구봉산휴게소에서 사람들에게 별을 보여주는 일을 하고 있는 춘천시민천문대원들. (왼쪽부터 김철중 씨, 정선혜 씨, 김호섭 씨, 양성우 씨) ⓒ 김소희

춘천시민천문대는 열다섯 명 정도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 중 마음이 맞는 김철중, 양성우, 김호섭 세 명은 구봉산에 올라 시민들에게 별을 보여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은 전문적으로 천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단지 별이 좋아서 밤하늘을 보다가 서로 만나 의기투합한 사람들이다. 그 이유를 양성우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몇 광년이니 하는 수치들은 그냥 수치일 뿐이에요. 우리가 말하는 천문학은 하늘을 공부하는 학문이 아니라 천 문학, 하늘의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별을 보기 시작한 건 생각을 하면서 부터죠. 학문적으로 어렵게 안 봐도 돼요. 별을 보는 건 일종의 레저죠."

 

그렇다면 그들은 왜 별을 보여주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좋아서죠. 저는 대학교 때 별 보는 동아리에 들어서 후배들한테 별을 참 많이 보여줬어요. 후배들이 좋아하는 것 보니까 뿌듯하더라고요. 그 후로 현재 일하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별을 참 많이 보여줘요. 그러면 애들이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나와서 시민들에게 별을 보여주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강원고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양성우씨의 말이다. 그는 그 말씀을 하시면서 정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러워 했다. 하지만 다른 회원인 김호섭씨는 무언가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기 구봉산 휴게소잖아요. 저 위 산꼭대기에 시민들을 위한 천문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천문대 말고, 시민들이 와서 밤하늘을 볼 수 있는 놀이터 같은 천문대 말이죠. 저희가 춘천시에 계속 제안을 했는데, 작년에 우수시민제안상은 주면서 정작 천문대는 안 세워주더라고요."

 

그들은 춘천시가 춘천시민의 문화생활을 위해서도 천문대를 세워 주길 소망했다.

 

춘천에 천문대가 생겼으면...

 

 구봉산 휴게소를 찾은 사람들이 춘천시민천문대원 김호섭 씨(왼쪽 첫 번째)가 가르치는 방향의 별을 찾고 있다.
구봉산 휴게소를 찾은 사람들이 춘천시민천문대원 김호섭 씨(왼쪽 첫 번째)가 가르치는 방향의 별을 찾고 있다. 김소희
구봉산 휴게소를 찾은 사람들이 춘천시민천문대원 김호섭 씨(왼쪽 첫 번째)가 가르치는 방향의 별을 찾고 있다. ⓒ 김소희

그들은 별 보여주는 일을 죽을 때까지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계속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여태까지 백 번도 넘게 관측을 했는데 앞으로도 천 번은 하고 싶단다.

 

마지막으로 많이 피곤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양성우씨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이렇게 답했다.

 

"아뇨, 오히려 제 인생의 활력소입니다."

 

취재 겸 구봉산 휴게소를 찾은 우리들도 춘천시민천문대 사람들의 도움으로 토성을 비롯한 여러 별들을 볼 수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별을 보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이들의 도움으로 별을 보는 많은 사람들도 마치 어린이들처럼 좋아했다.

 

어린 시절 밤하늘의 별을 보며 꿈을 꾸었던 사람들에게 맑은 날 춘천 구봉산 휴게소를 찾기를 희망한다. 멋진 사람들과 멋진 밤하늘의 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남궁범윤, 김용성, 허민지, 김소희, 홍정아 등 5명이 작성한 기사입니다. 
#춘천 #천문대 #춘천시민천문대 #춘천마임축제 #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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