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후생비 포함하면 최저임금 올리나 마나"

울산민노총, 최저임금 월 99만원대 현실화 요구

등록 2008.05.29 15:46수정 2008.05.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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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최저임금을 현실화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9일 오전 울산상공회의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부영 본부장(오른쪽 네번째)이 회견문을 읽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최저임금을 현실화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9일 오전 울산상공회의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부영 본부장(오른쪽 네번째)이 회견문을 읽고 있다박석철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최저임금을 현실화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9일 오전 울산상공회의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부영 본부장(오른쪽 네번째)이 회견문을 읽고 있다 ⓒ 박석철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사업장 노동자는 인간답게 살겠다는 소박한 꿈을 버린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생계는 보장해 줘야 하지 않습니까."

 

치솟는 물가와 기름값에 서민들이 아우성이다. 특히 울산은 3~4년 전 평당 300만원선이던 아파트값이 1000만원대로 폭등하는가 하면 사교육비가 대폭 올랐다는 지역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29일 오전 10시 울산상공회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9년 주 40시간 기준으로 한달 최저임금 99만4840원(시급 4760원, 일급 3만8080원)을 요구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78만7930원(시급 3770원, 일급 3만160원) 대비 26.3% 인상된 것이다.

 

울산민노총은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인데 앞으로 최저임금제도가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바뀌는 게 아닌지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노총은 "4월 말 지식경제부가 노동부에 전달했다고 하는 '노동규제 완화방안'에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넣겠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식경제부는 기업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그간 노동계가 극구 반대하던 재계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할 경우 최저임금이 인상되더라도 사업주들은 임금을 한 푼도 올리지 않고 최저임금 위반을 회피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울산민주노총은 "올해 최저임금은 누가 봐도 한달 생계를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2008년 1/4분기 도시노동자 3인가구 생계비(298만2133원) 대비 26.4% 수준으로 전년도보다 0.1%p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올랐다고 하지만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36.5%로 최저임금 수준이 가장 높았던 1989년(38.4%)보다 아직도 1.9% 미달하고 있다"며 "지난해 8월 현재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실제 영향률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울산민노총은 또 "최근 최저임금이 꾸준히 인상됐으나 1988년 이후 10년간 있으나 마나 한 제도로 운영된 바람에 최근 인상 효과는 미미하다"며 "사업주들은 아직도 최저임금이 강행법규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노총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더라도 정작 노동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됐으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노동자들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노동자가 2001년 59만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89만명으로 늘었다. 1588만 전체 노동자 중 11.9%가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는 통계다. 울산민노총은 이 통계를 들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일이다"며 "정부는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는 출범 전부터 줄곧 법과 원칙의 엄격한 적용을 강조했는데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들부터 우선적으로 처벌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다면 민주노총은 공동조사단을 꾸리는 등 협력할 의지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어 ▲공익위원에게 최저임금 노동자 요청서 보내기 ▲최저임금연대 대표자 최저임금위원회 방문 ▲6월말 총력투쟁 전개 등 향후계획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5.29 15:46ⓒ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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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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