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 말보다 행동이 중요

안양시와 시의회 시장 가는 날... 상인들 얼마나 갈지 반신반의

등록 2008.06.17 10:44수정 2008.06.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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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중앙시장을 둘러보는 시의원들
안양 중앙시장을 둘러보는 시의원들안양시의회
안양 중앙시장을 둘러보는 시의원들 ⓒ 안양시의회

 

경기도 안양시의회 의원들과 사무국 직원 등 60여명이 지난 16일 제153회 임시회 폐회 후 안양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안양4동 중앙시장을 방문, 조류독감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인들을 위해 닭백숙과 국밥 등으로 점심을 먹고 쇼핑도 했다.

 

안양시의회는 지역경제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 임시회가 끝나는 날을 '전통시장 이용의 날'로 정했다. 이들은 관내 전통시장을 윤번제로 순회 방문해 식사도 하고 쇼핑도 하며 애로사항도 청취한다는 계획. 이날 중앙시장 방문이 그 시작인 첫날이었다.

 

이날 일부 시의원들은 만원짜리 1~2장씩을 꺼내 물건을 구입했다. 여성인 심규순 의원은 마치 작심을 하고 장 보러 나온 듯 상점에서 생필품을 사고 노점 할머니에게서는 야채를 사는 등 시장 곳곳을 다니며 물건을 구입해 눈길을 끌었다.

 

 노점 할머니의 야채를 구입하는 심규순 의원(왼쪽)
노점 할머니의 야채를 구입하는 심규순 의원(왼쪽)안양시의회
노점 할머니의 야채를 구입하는 심규순 의원(왼쪽) ⓒ 안양시의회

 

시의회 직원은 "심 의원이 전통시장 이용하는 날에 무조건 10만원 어치 물건을 사기로 결심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의정활동을 지켜보며 다소 불만도 있었으나 평소 바라보던 시각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권용호 의장은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격려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시의원들이 시장을 방문하는 날을 정해 관내 5개소 시장을 찾아 나설 것"이라며 "시장 활성화에 더욱 힘쓰고 현장 중심의 생동감 있는 의정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양시의원들은 지난 2005년 7월 각계인사 30여명과 함께 '안양시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재래시장이 서민경제 중심이자 생활문화공간으로 회복되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선언했으나 뚜렷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상인과 대화를 나누는 권용호 의장 및 시의원과 의회 직원
상인과 대화를 나누는 권용호 의장 및 시의원과 의회 직원안양시의회
상인과 대화를 나누는 권용호 의장 및 시의원과 의회 직원 ⓒ 안양시의회

 

이에 앞서 안양시도 지난 5월 21일 "지역경제 활성화와 전통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시책사업으로 공무원들이 '전통시장 가는 날'을 6월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토요시장 투어의 날'과 '전통시장 사랑의 날'로 구분하여 운영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토요시장 투어의 날'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로 이날 공직자와 가족들은 전통시장에서 쇼핑·외식하고, 우리가족 단골시장 만들기, 모임장소는 전통시장에서, 특색있는 상가찾기 등 운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 '전통시장 사랑의 날'은 시청과 각 사업소가 매월 둘째주, 구청이 매월 셋째주 각 금요일마다 구내식당을 운영하지 않는다. 공직자들은 이날 전통시장에서 중식을 해결한다.

 

 2007년 설 중앙시장을 방문한 김문수 도지사와 안양시장 일행
2007년 설 중앙시장을 방문한 김문수 도지사와 안양시장 일행최병렬
2007년 설 중앙시장을 방문한 김문수 도지사와 안양시장 일행 ⓒ 최병렬

 

앞서 안양시는 지난 2005년 3월 매주 첫주 금요일을 재래시장 이용의 날로 정해 범시민적 운동으로 펼치고 이는 전국 최초 시도라 자평까지 했으나 초기에만 잠깐 반짝했을 뿐 지속적인 행동은 없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와관련 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명절 때만 얼굴 비추면서 말로만 활성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재래시장을 솔선 수범 이용하고 관공서가 물건 구입시 재래시장에서 구입토록 의무화하는 등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싶다"고 꼬집었다.

 

중앙시장 번영회의 한 관계자도 "중앙시장에서는 매년 장터문화제를 열고있다"며 "지난해까지 5회째를 개최했는데 올해는 열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의원 중 한명이 예산 지원과 관련 문제를 삼았다는데 결국 하지 말라는 것으로,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중앙시장에서 열린 장터문화제중 노래자랑대회
중앙시장에서 열린 장터문화제중 노래자랑대회최병렬
중앙시장에서 열린 장터문화제중 노래자랑대회 ⓒ 최병렬

 

한편 이날 시의원들이 방문한 중앙시장은 지난 2004년 시작된 현대화 아케이드 사업이 2008년 2월을 끝으로 마무리되고, 각 상점 간판까지 깔끔하게 정비되는 등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시장을 찾는 고객인 시민들도 "아케이드 설치, 친절도, 방송시스템 등에 대해 만족을 느끼고 모든 점포는 아니지만 현금영수증을 내주는 등 서비스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차시설 미비와 상인들간 상품 진열에 따른 갈등으로 가뜩이나 좁은 인도를 점령하면서 보행권을 침해하는 등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고있다.

 

안양시 관내에는 중앙, 남부, 호계, 박달, 관양시장 등 5개의 인정시장을 비롯 비산, 석수시장 등 소규모 재래시장과 명학, 청원, 유원지, 덕천시장 등 동네형 재래시장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여기에는 4천여개에 달하는 점포가 입점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식 아케이드로 새롭게 단장한 안양 중앙시장
현대식 아케이드로 새롭게 단장한 안양 중앙시장 최병렬
현대식 아케이드로 새롭게 단장한 안양 중앙시장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8.06.17 10:44ⓒ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중앙시장 #전통시장 #재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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