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채 신부 "이 대통령, 통치능력에 절대 한계 드러내"

21일 평화방송 인터뷰서..."국민들, 이 대통령 놓지도 잡지도 못하는 환경에 빠져"

등록 2008.06.21 15:25수정 2008.06.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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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 고위 성직자이자 우리 사회 대표적 보수 원로인 정의채 몬시뇰(가톨릭 고위 성직자에 대한 경칭)이 "이명박 대통령이 통치능력에서 절대 한계를 드러냈다"라면서 "스스로 하야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우리 사회 보수 원로 그룹에서 이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

정의채 몬시뇰은 2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엊그제 (이 대통령이 ) 국민 눈높이에서 해결하겠다, 좋은 말이다. 그렇지만 눈높이란 말만 갖고 해결되나? 첫째 스스로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받아들이든지 안 받아들이든지 할텐데 거기에 대한 반성이 상당히 적었다. 실질적으로 국정운영을 해 나갈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선 상당히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몬시뇰은 "이제 결국 통치능력의 절대한계를 드러냈으니까 이렇게 나가다간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스스로 하야 하는 말이죠"라고 보수 원로 가운데 처음으로 이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수 원로 가운데 처음으로 '대통령 하야' 언급

정 몬시뇰은 "이번 특별기자회견이 어느 정도 국민들 관심을 끌지만 그러나 국민들의 (지지) 유보상태를 탈피할 수는 없다. 왜냐? 그동안 너무 잘못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감성적 변화 말고 진솔한 정책적 변화가 나왔나 하면 안 나왔다고 나는 본다. 그러면 (이 대통령이) 정말 변할까? 또 한 주일이나 열흘 지나 '그렇면 그렇지' 이런 결과가 되지 않을까 많이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 몬시뇰은 우리 국민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현 관계를 호미난방(虎尾難放)의 상황, 다시 말해 우리 국민들이 호랑이 꼬리를 잡고 있는 상황으로 묘사해 관심을 끌었다.

정 몬시뇰은 "(나라 운영을) 이렇게 하다보니까 아 어떻게 돼서 다 잠복하고 없어진 줄 알았던 '정치386'이 지금 그대로 나오고 있다 .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나온다. 국민들 입장에서 호미난방(虎尾難放)이다. (이 대통령) 하야니 뭐니 자꾸 이러자니, 386이 그것밖에 (기회가) 없다보니까, (국민들은) 이것을(이 대통령을) 놓지도 못하고 잡지도 못하고 이상한 환경에 빠지게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정 몬시뇰은 또 '만사형통'(萬事兄通)이란 용어까지 등장한 한나라당 당내 권력투쟁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정 몬시뇰은 "북에는 세습정권, 남에는 족벌정권이 있다"라는 비유까지 써가며 한나라당을 질타했다.

그는 "이런 것 때문에 제가 걱정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국민들이 무언중에 만사형통이라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뭐', 이제 이런 식으로 무슨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지금까지 해 온 것과 이번 발언들을 통해서 사람들은 '아 ,이게 이상하다' 이런 감정을 많이 갖고 있다고 나는 본다"라고 말해 시중에 유행하는 만사형통이란 용어에 대해서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여기에(형의 문제) 대해 발언하면 안 된다.  다른 문제가 많은데 형 문제에 대해 거기에 옹호하는 식으로 발언하면 마이너스가 되지 절대 플러스가 될 수 없다 .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과 그 형님과 한나라당 지도부까지 이번에 (소장파에 대해 )강력하게 나왔다. 이렇게 나오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 족벌체제 아닌가?', '북에선 세습이라고 하더니 혹시 이것은 족벌로 나오네?' 이런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다"라며 현재 여권의 국정운영을 '족벌정치'로 비판했다.

정 몬시뇰은 "박정희씨가 군사독재를 했다고 하지만 이것은 족벌은 아니었다. 이승만씨가 뭐(독재) 라고 했지만 이것은 족벌은 아니었다. 적색도 백색 독재도 없던 형태의 그런(족벌의) 오해가 생길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쇠고기로 등돌린 민심, 쉽사리 변하지 않을 것"

정 몬시뇰은 "윗사람으로서 이런 경우에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고 오히려 젊은 사람들 감성과 발현을 이해를 해야 한다. 그 다음에 형님이나 당의 지도자들은 우선 동양적 수신을 한 사람 같으면 스스로 자기들의 불민(不敏)부터 말하고 그리고 그래도 좀 이렇게 해야 하지않나 이렇게 안아주는 식으로 해야지, 개선장군처럼 사방에서 젊은이들을 다 쳐버리고 그러면 이것은 구태로 돌아가도 보통 돌아가는 게 아니구나 이런 오해를 받기 쉽게 되어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정 몬시뇰은 이번 한-미 쇠고기 추가 협상 내용과 관련해 "이 시점에서 정부가 무슨 노력을 해도 야당과 국민정서가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 아마 (정부 협상 결과를)납득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추가 협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등돌린 민심이 쉽사리 변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정 몬시뇰은 "협상이 잘 됐어도 야당은 반대할 것이고 또 잘못되면 물론 더 그렇고, 또 잘못됐다는 확신을 누구도 가질 수 없고 반대하긴 쉬워도 해결하긴 굉장히 어렵게 되어 있는 문제"라며 미 쇠고기 문제의 복잡성을 강조했다.

그는 조언으로 "이것은 국민들의 희생과 고통분담 없이는 해결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길은 하나다.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결단이다. 우선 자기희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기희생이 없다. 공약한 대로 자기 살 집만 빼고 다 내놔야 한다. 당장. 그래서 무슨 위원회 만들든지 해서 일체 손 떼고 사회에 환원시키는 것이다. 지금 그것을 시작해야 한다"라며 약속대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끝으로 정 몬시뇰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계속 반대하고 국회 마비가 될 경우 헌법에 보장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또 최악의 경우 하야라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서 리더십을 발휘해서 국회를 여는 것이다. 그리고 헌법에 따라서 해 나가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할 때 국민들이 박수 보낼 것이라 본다. 이번에 내가 재산을 다 내 놓겠다, 그러면서 이번에 내가 제대로 못할 것 같으면 나는 하야하겠다. 이렇게하고 나오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러면 협조해서라도 이 사람이 마음 옳게 먹었으니까 우리도 잘해야 되겠는데 하는 동기를 부여해야지, 자기는 하나도 안 변하고 대통령직은 그냥 할 생각이고 그런 언저리는 다 그대로 하고 하면 누가 (협조)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정의채 #이명박 #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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