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미래 광장'광장 끝에서 시청 방향으로 찍었다.
민종원
광장은 말 그대로 탁 트인 공간이므로 각자 알아서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한다. 책 읽는 풍경도 서점이나 도서관에서와는 사뭇 달랐다. 서점에선 이 책, 저 책 훓어보며 장터 거닐 듯하고, 도서관에서는 책에서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이런 너른 터에서는 책은 책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편안한 상태에서 상대방을 알아간다. 때론 여러가지를 두루 생각하고 때론 생각한 것을 주루룩 남몰래 흘려보내기도 하면서.
흔히 사방이 철저하게 막힌 곳이 자기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탁 트인 공간은 그것대로 이름 모를 사람들 틈에서 자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이다. 날은 더워지고 그만큼 밖으로 나가기가 망설여지는 때에, 시간 나는 대로 가볍게 읽을 만한 책 한 권 들고 가까운 너른 터를 찾아가면 좋겠다.
읽어도 읽어도 집중하지 못하고 겉도는 것 같을 때, 집 앞 놀이터나 공터에 나가 제 멋대로 흐르는 공기를 마시며 책을 읽어보라. 복잡한 생각은 어느덧 스르르 풀리고, 멍한 머리 속은 어느덧 나무 향기인지 책 향기인지 모를 세상 사람들 향기에 취해있을지 모른다.
아 참, 그분들은 이곳에서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었을까? 문득, 그것이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 문득 '책 읽는 사람들'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엷은 웃음을 조금 머금고 돌아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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