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를 폭력시위라고 말하기 전에

[주장] 이념과 몰상식에 호소하는 촛불집회의 왜곡

등록 2008.06.30 13:41수정 2008.06.3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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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폭력시위를 한 시민과 이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경찰 모두 잘못되었다. 여기서 누가 더 잘못했느냐 물으면, 그건 바보다. 적어도, 올바른 논의가 가능한,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기서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촛불집회를 폭력시위라고 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촛불집회가 50일이 넘도록 지속된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표시라는 것, 다음은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납득할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정부는 공권력과 일부 보수 언론을 이용하여 힘과 몰상식으로 논의를 무마시키려 했다는 것.

 

물론, 이외에도 직접 시위현장에 나가 본 사람은 폭력시위가 경찰의 무차별적인 진압작전 과정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차치하더라도 위의 3가지 ‘왜’ 에 대해서 조금만 생각해 보면 촛불집회를 차마 폭력시위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중요한건 폭력시위가 아니라, 왜 촛불을 들었고 이 촛불을 어떻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갈 것인가 이다.

 

그리고 주제 넘게 하나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폭력시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를 사람들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들의 입에선 사탄, 천민, 폭도, 인민재판 등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 말들이 터져나온다. 물대포를 맞으면서도 ‘온수! 온수!’를 외치는 시민들에게 말이다.

 

경찰청장의 입에선 80년대식 진압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묻어났다. 의도가 참 분명하다. 논리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과 몰상식에 호소하는 것을 보면 그 시커먼 속이 빤히 보이지 않는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폭력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정당화 될 수 없다. 따라서 그것이 시민이건, 공권력이건 간에, 잘잘못을 따지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 우리의 차가운 이성의 칼은 시위대와 어린 전경들이 아닌 폭력적인 시위양상과 폭력적인 진압을 만들어 내는 대한민국 1%에게 향해야 한다.

2008.06.30 13:41ⓒ 2008 OhmyNews
#촛불집회 #폭력시위 #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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