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이지아
저기 보이는 조금 누런 한지는 까만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만든 한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색깔이 좀 누렇게 나왔는데요, 그 대신 가격이 싸고 선물 포장용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한지공장을 둘러보며 이러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닥나무를 종이로 만드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참 좋은 관광상품이 될 수 있겠구나, 우리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힘든 수작업으로 일일이 다 하시다니 정말 힘드시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하는 동시에 또한 아쉬운 점도 떠오릅니다. 안동한지가 우리 고유의 전통인 만큼 이 전통을 세계에 알리고, 외국인들도 항상 찾는 체험 코스가 되고, 젊은이들도 일하고 싶어하는 분야가 되기 위해서는 조금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안동한지가 영국 여왕도 방문할 정도로 그 가치가 있는, 국내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는 그 정도 위치에 있다면 이젠 100장을 만들 것을 200장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게 아니라, 100장 만들어 낼 것을 101장 만들어내더라도 그 가치를 더 높일 방법을 고안해 낼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 올린 사진에서 얼핏얼핏 보이듯 이 한지 공장이 깨끗하지가 않습니다. 아니, 많이 지저분합니다. 그다지 들어가서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이 한지 만드는 과정을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또 한지 뜨기 체험을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반드시 해보고 싶은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도 꼭 해보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는, 주변환경에도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깨끗하게 정리된 곳에서 한지 체험을 하고 깨끗하게 시설이 만들어진 곳에서 한지 뜨는 과정을 견학하게 되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그 과정을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테지요.
한지공장 옆에는 한지로 만든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또 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보니 또 조금 속상했습니다. 거기서 고작 살 만한 것이라곤 부채 정도밖에 없었거든요. 왜 좀더 다양한 디자이너를 고용해서, 한지로 만든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없는지, 그래서 이 한지 체험 공장을 들리면 누구나 기념으로 하나씩 사가고 싶게 만들 수 없는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왜 우리나라가 항상 관광수지가 적자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만 해도 그냥 수산시장하나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내고 또 그 시장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새벽같이 움직이는 데, 우리나라는 이런 좋은 볼거리, 체험거리를 가지고도 왜 외국관광객을 불러들이지 못하는지, 하물려 내국인들도 불려들이지 못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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