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앞에서 '촛불을 지켜내려는 시민들의 모임' 주관으로 열린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촛불과 함께 '이명박 OUT'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함성을 외치고 있다.
권우성
[2신 : 10일 저녁 8시 50분] 사회단체들의 줄 기자회견 "검경은 이명박의 손발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날 촛불집회는 공안정국 조성, 언론장악 시도 등 이명박 정부를 성토하는 '줄 기자회견'으로 시작됐다.
가장 먼저 교수노조·민교협·학술단체협의회 등 교수3단체가 나서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의 민심을 거스르지 마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3단체는 "이명박 대통령은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한 지 한달도 안 되어 또다시 정치적 배후설을 제기하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켰다"며 "장관 대신 차관을 경질함으로써 소망교회 30년의 인연을 이어온 강만수 장관을 구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검찰과 경찰은 더 이상 이명박 대통령의 손발이 되지 말라"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지만 주권을 가진 국민은 영원하고, 그들의 월급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MBC PD수첩에 대한 특별전담수사팀 구성,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와 사장 해임 요구 등 초법적인 언론장악 음모와 역사상 유래가 없는 광고중단을 요구하는 누리꾼 20여명에 대한 출국 금지조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교수3단체는 ▲미국 쇠고기 수입고시 즉각 철회 및 재협상 ▲진심으로 국민에 사죄 ▲언론장악 음모 중단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 ▲공안정국 조성 및 폭력진압 중지 ▲어청수 경찰청장 해임 ▲촛불시위 관련 구속·연행자 석방 및 집회 보장 ▲인터넷 통제음모 중지 등을 촉구하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어서 흰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 등의료인 10여명이 앞에 나섰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인 이들은 촛불집회를 진압하는 과정에서의 경찰 폭력을 고발하고 공안탄압 정국 조성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모든 국민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할 때까지 촛불을 놓을 수 없다"면서 "경찰 폭력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자의 80% 이상이 경찰의 곤봉이나 방패에 안면이나 머리를 맞은 부상이라"며 "절반 이상이 후두부 부상이어서 구타가 얼마나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경찰은 부상자를 들쳐업고 골목길로 피한 의료진도 쫓아와 위협했다"라고 증언했다.
문화연대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단체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 두달여간 국민들은 스스로 가장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었다"며 다른 단체들처럼 현재의 상황을 공안정국으로 정의하면서 탄압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내일(11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 것"이라며 "이명박이 기타 치고 드럼 치는 사람도 때리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