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도 못했던 이명박, 제발 인터넷 좀 하라"

[누리꾼 반응] "이 대통령, 대의제 제대로 아나"라며 연설 비판

등록 2008.07.11 20:59수정 2008.07.11 20:59
0
원고료로 응원
a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8대 국회개원식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답답하다! 반성은 한다는데 반성에 대한 내용이 없다. 막막하다! 대통령의 연설에 내용이 없다. 조기축구회 축사를 한 것 같다. 갑갑하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도 없고 비전도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는데, 역시나 실망만 안겨주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18대 국회 개원 연설에 대해 누리꾼 '아름이'가 <오마이뉴스>에 남긴 평가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18대 국회 개원 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의 연설에는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뉴스'가 있었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하다. 인터넷 문화와 촛불집회에 관한 이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대통령, 제발 인터넷 좀 하라"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인터넷의 발달로 대의정치가 도전 받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부와 국회는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부정확한 정보를 확산시켜 사회불안을 부추기는 '정보전염병'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며 "선진사회는 합리성과 시민적 덕성이 지배하는 사회다, 감정에 쉽게 휩쓸리고 무례와 무질서가 난무하는 사회는 결코 선진사회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인터넷과 촛불집회 문화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옥돌선생'은 <오마이뉴스>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인터넷 발달로 대의정치가 도전 받는다'는 시각은 너무 방어적이고 수세적이다. 오히려 인터넷 발달을 더 이끌어야만 하는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닌 것 같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터넷 발달이 오히려 대의정치의 문제를 보완하고 더욱 튼튼하게 뿌리내리는 데 기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대의정치는 지고의 선인 제도가 아니다. 언제든지 보완이 필요하고, 직접 민주주의도 때론 필요하다."

이어 '옥돌선생'은 "정부가 애초부터 지킬 건 지키고 미국 쇠고기를 수입했더라면 촛불을 들 일도 없었을 것이다"며 "내 탓은 없고 네 탓만 따진다면 문제의 해법은 없다, 모든 게 내 탓이다고 인정해야 비로소 해법은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마이다스'는 "(이 대통령은) 제발 인터넷 좀 하라"며 "앞으로 인터넷과 연결된 촛불을 무시하고는 어느 누구도 정치 못한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도 이 대통령의 연설은 논란이 됐다. 'daffodil'은 이 대통령 연설 관련 기사에 "어찌하여 자신의 귀에 달콤한 소리만을 속삭여 주기 바라는가? 충언이란 상황에 따라서는 듣기에 몹시 불쾌할 수도 있다"라며 "그러나 한 국가의 리더라면 약이 써서 삼키기 싫다는 말보다 복용 후 몸이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대의제가 아니라, 독재가 도전받겠지"

a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8대 국회개원식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부싯돌'은 "인터넷의 발달은 지역, 계층, 세대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해주어 좋기만 한데요"라며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국민의 손으로 뽑았으니 그들이 어떤 정치를 하던 국민은 보고만 있어야 대의정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건 대의정치를 잘못 이해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들솔' 역시 이 대통령이 대의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아래와 같이 비판했다.

"인터넷 때문에 대의정치가 안되는 게 아니고, 대표라고 뽑아줬더니 자기 맘대로만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대의정치가 안 되는 거여. 뭘 알면서 얘길 해야지. 대의정치 하자고 하려면 뽑힌 사람들이 뽑아준 국민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고 그 맘에 맞게 행동을 잘 해야지. 그것도 모르면서 뽑히기만 하면 다 자기 맘대로 해도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대의정치를 한다는겨?"

또 'wjsjadj'는 "로그인 할 줄도 모르는 대통령이 인터넷이 어쩌고 저쩌고, 대의민주주의가 도전받고 있다고 한다"며 취임 직후 한동안 청와대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한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

'빈나리'는 "무슨 말씀을 그렇게 꼬십니까? 인터넷이 발달해서 대의정치가 도전받는 게 아니라 '독재정치'가 도전 받는 거겠지"라고 꼬집었다. '진실사랑'도 "외국에서는 (한국 인터넷 발달을) 극찬하는데 우리 대통령은 왜 이렇게 인식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서는 '이 대통령 시정연설, 어떻게 평가하세요'라는 제목으로 댓글이 토론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저녁 8시 30분 현재 27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으며, 비판적인 견해가 다수다.
#이명박 대통령 #국회개원 #촛불문화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판도라의 상자' 만지작거리는 교육부... 감당 가능한가
  2. 2 구강성교 처벌하던 나라의 대반전
  3. 3 [단독] "문재인 전 대통령과 엮으려는 시도 있었다"
  4. 4 복숭아·포도 풍년 예상되지만 농가는 '기대반, 걱정반' 왜냐면
  5. 5 쌍방울이 이재명 위해 돈 보냈다? 다른 정황 나왔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