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이 후보'서울시 교육감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시민단체들의 질의에 대해 이 후보가 답변하고 있다.
정미소
"자립형 사립고는 전폭적으로 검토해 국가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 자사고가 자기 예산을 갖고 자율적으로 운영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영어무상교육은 원어민 교사를 확충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교사를 6개월 동안 영어몰입교육을 시켜 원어민 수준으로 만들겠다. 교사들로 하여금 방과 후에도 학생들을 지도하도록 한다면 현 예산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 8일 전인 22일, 교육감 후보 정책토론회 자리에서 이영만 후보가 한 말이다. 이영만 후보는 서울청량중과 경기고 교사를 거쳐 경기고 교장, 교육부 장학관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기호 4번.
그는 "속풀이 정책, 살리는 교육"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핵심 공약은 △영어 무상교육 즉각 실시 △완전한 교원평가제 실시 △학생이 선택하는 교사 △부패척결, 우열반 반대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시민직선으로 치러지는 최초 선거임에도 시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이영만 후보는 다른 후보들처럼 현직 프리미엄 덕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전폭적인 지지도 없다. 그의 하루일정을 따라가며 그의 출마이유와 공약을 들어봤다.
"교사-교장-교육부 경력으로 속풀이 교육하겠다"오전 10시. 그는 수행비서와 함께 이날 첫 선거운동 일정인 서울시교육감 후보 정책토론회 장에 들어섰다. 경실련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좋은 교사 운동,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등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1시간 남짓 이어졌다.
"자사고 및 고교다양화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학생을 성적위주로 뽑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시험을 위해 학원에서 공부하는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누적된 자료들로 학생의 특목고 적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행 교감공모제는 명목상에 그치고 교육감의 뜻대로 될 여지가 많다. 지금처럼 부임하는 곳의 실정을 알지 못하고 발령이 내려지는 것보다 교장 후보가 다섯 개의 학교를 미리 선정·파악하고, 이를 학생운영위원회가 평가 하는 것이 옳다.""부적격 교원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임용 전 6개월간 예비교사 기간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엄격한 기준에 의한 교사평가제도 병행되어야 한다."
11시 13분, 토론이 끝난 뒤 이영만 후보 일행은 분주히 선거캠프로 향했다. 12시 정각에 언론사와 인터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동 중인 차량 안에서 선거캠프의 김동선 사무처장에게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일명 '촌지설'에 대해 물었다. 누리꾼들은 지난해 6월29일 경기고 일선 교사 3명이 학부모에게 330만원씩 촌지를 받고 학생을 조기 졸업시킨 사건에 이영만 후보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이영만 후보는 경기고 교장이었다.
이에 대해 김동선 사무처장은 "당시 무혐의로 끝난 일이다"라며 "후보는 평교사였던 시절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청렴하기로 유명했다"고 강조했다.
"촌지설? 당시 무혐의로 끝난 일"
▲유세 준비하기이 후보의 수행비서가 후보의 이름이 새겨진 띠를 어깨에 둘러주고 있다.
정미소
어느덧 선거캠프에 도착했지만, 짧은 인터뷰 이후 일행은 다시 이동했다. 이 후보는 차량 안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단하게 허기를 달랬다. 후보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 출마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경기고 시절 전교 학생들과 개인 면담을 나눴다. 대다수 학생들이 상대편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만 존중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학교의 잘못된 인성교육, 잘못된 교육체제에 있다고 보았다. 평교사, 교장, 교육부 국장까지 다양한 현실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죽어가는 교육을 살리고 싶었다."
- 전 서울시 교육감이었던 공정택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청렴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서울교육청이 청렴도 부문에서 연속 꼴찌를 한 점은 큰 문제라고 본다."
- 촛불집회에 대해 교육부가 일선 학교의 교사들을 집회장소로 배치하여 선도하도록 한 바가 있다. 촛불집회에 나가는 학생들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가?"학생들이 나갈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환경이 있었다고 본다. 정부와의 소통이 먼저 이루어졌다면 학생들도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고 있다. 이영만 후보가 교회에 와서 선거유세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인가?""내가 강남 선교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래서 기도회 때 소개를 받고 잠시 인사를 했다. 그뿐이다."
- 당선가능성은 얼마나 예측하고 있나?"탈정치, 참교육자의 이미지로 시민들에게 다가간다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당선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언론에 많이 섭섭하다. 교육감을 뽑을 때는 실제 경험, 현실적인 공약, 교육가로서의 자질 등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몇몇 언론이 진보·보수 진영으로 후보들을 나눠 선거를 망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교육감을 뽑는 선거는 마땅히 정치가 배제되어야 한다."
▲시민과 악수하는 이영만 후보기독교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지나가는 시민과 이영만 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
정미소
이영만 후보 이력 |
1966.03~1970.02 서울대 사범대 과학교육과 (화학전공) 1972.10~1976.05 서울 청량중학교 교사 1976.05~1985.02 경기고등학교 교사 1991.03~1993.02 서울 성내중학교 교감 1996.03~1999.08 서울 과학고 교감 1999.09~2001.02 서울 미성중학교 교장 2002.10~2004.02 교육부 교원정책심의관 (장학관) 2004.03~2007.09 경기고등학교 교장 2005.10 교육혁신위원회 교육전문가협의회 위원 2006.09 개방형자율학교 시범운영 추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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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35분 이 후보는 잠시 차에서 내려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지나가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다시 불교정책기획단이 주최한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장으로 향했다. 그의 말은 장소를 바꿔 하루 종일 되풀이되고 있었다.
"죽어가는 교육, 신뢰가 떨어지는 교육을 살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 학생·학부모·교사 나아가 시민까지 속이 확 풀리는 '속풀이' 정책을 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8기 인턴기자 정미소, 이셋별이 공동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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