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모욕적인 대우
.. 학생들은 앞다퉈 일어나 자신들이 겪은 모욕적인 대우에 대해 대학당국을 비난했으며 두려움을 표명했다 ..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하워드 진/유강은 옮김, 이후,2002) 58쪽
“대우(待遇)에 대(對)해”는 “대접 때문에”나 “대접을 놓고”로 손봅니다. ‘비난(非難)했으며’는 ‘꾸짖었으며’나 ‘나무랐으며’로 다듬고, ‘표명(表明)했다’는 ‘드러냈다’나 ‘나타냈다’로 다듬습니다.
┌ 모욕적(侮辱的) : 깔보고 욕되게 하는
│ - 모욕적 주장 / 모욕적 발언을 서슴지 않다 /
│ 모욕적 언동으로 보아야 한다 /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다 /
│ 모욕적으로 말하다 / 제 말이 모욕적으로 들렸다면 미안합니다
├ 모욕(侮辱) : 깔보고 욕되게 함
│ - 모욕을 받다 / 모욕을 느끼다 / 모욕을 주다 /
│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자 그녀는 얼굴이 빨개졌다
│
├ 자신들이 겪은 모욕적인 대우
│→ 자신들이 겪은 푸대접
│→ 자신들이 겪은 창피
│→ 자신들이 겪은 끔찍한 일
│→ 자신들을 업신여겼던 일
│→ 자신들을 깔보고 욕보였던 일
└ …
‘모욕’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못 알아들었습니다. 아마 국민학생 때였을 텐데, 못 알아듣는 일이 자연스럽지 않느냐 싶습니다. 나중에 이 말뜻을 알았을 때는 흔히들 ‘목욕시킨다’라고 받침을 하나 붙여서 장난스레 말하곤 했습니다. 요즘도 퍽 많은 이들이 ‘모욕’이 아닌 ‘목욕’이라고 장난스레 말하기도 해요.
가만히 이 말을 곱씹어 봅니다. 언제부터 썼을는지, 이 말이 우리한테 참으로 쓸 만한지 헤아리는데, 글쎄, 그대로 써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업신여기다-깔보다-우습게 보다-하찮게 여기다’ 같은 말을 넣을 때가 한결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깎아내리다-깔아뭉개다-헐뜯다’ 같은 말을 넣으면 한결 느낌이 살아난다고 봅니다.
┌ 모욕적 주장 → 남을 깔보는 말
├ 모욕적 발언을 → 깔아뭉개는 말을
├ 모욕적 언동으로 → 함부로 헐뜯는 말로
├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다 → 업신여김으로 받아들이다
├ 모욕적으로 말하다 → 깎아내리며 말하다
└ 모욕적으로 들렸다면 → 깔보는 말로 들렸다면
한 번 더 이 말을 되뇌어 봅니다. 아무래도 우리들은 우리가 늘 쓰는 우리 말과 글을 깔보고 있기에, 이와 같은 ‘-적’붙이 말이 마구 판치도록 내버려 두고 있지 않느냐 싶습니다. 우리가 우리 이웃과 함께 쓰는 말을 가볍게 여기고 있으니, 이처럼 갖가지 얄궂은 말투가 퍼지건 뿌리내리건 잘못 쓰이건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살아가지 않느냐 싶어요.
부끄럽게 살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어줍잖게 살면서 어줍잖은 줄 모르며, 엉터리로 살면서 엉터리인 줄 모릅니다.
ㄴ. 모욕적인 일
.. 그래서 두 동생은 그들의 아이들이 정부하고 사이에서 얻은 아이들보다 나중에 머리를 깎는 것은 모욕적인 일이라고 느꼈다 .. <곡쟁이 톨로키>(자케스 음다/윤철희 옮김, 검둥소,2008) 216쪽
“그들의 아이들이”는 “자기 아이들이”로 다듬고, ‘정부(情婦)’는 ‘딴 여자’나 ‘새어머니’로 다듬습니다. “머리를 깎는 것은”은 “머리를 깎는 일은”으로 손봅니다.
┌ 모욕적인 일이라고
│
│→ 모욕이라고
│→ 창피한 일이라고
│→ 부끄러운 일이라고
│→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 말이 안 된다고
└ …
한자말 ‘모욕’을 쓰고 싶다면 써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굳이 이 말을 안 써도 된다고 느낀다면, ‘창피’나 ‘부끄러움’ 같은 토박이말을 써 줍니다.
이 자리에서는 “창피한 일”이나 “부끄러운 일”이라는 뜻으로 쓰인 한편, 창피나 부끄러움을 넘어서 “있을 수 없는 일”, 곧 “터무니없는 일”이나 “어처구니없는 일”, 이리하여 “말도 안 되는 일”이나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2008.08.07 18:16 | ⓒ 2008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