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컵 없이 흐르는 물에 이를 닦는다면, 얼마만큼의 물이 더 낭비될까.
김대홍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오마이뉴스> 직원 대부분은 '손 컵'을 써서 양치질을 했다. 컵을 들고 다니는 것보다 편리하기도 했고, '물이 얼마나 낭비되겠어'라는 생각도 있었던 듯하다.
직원 대상으로 실험을 하기 전 몇 사람에게 슬쩍 분위기를 떠봤다. '제대로 안 될 것'이라는 반응이 절대 다수다. 애초부터 패배의 먹구름이 짙다. 패배하리라 생각하면서도 길을 나선 프로도(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나선 호빗족, 맨몸으로 악의 왕국을 찾아간다)의 심정이 이랬을까.
지난 4일(월)부터 10일(일)까지 실험을 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문제는 사람들이 '양치 컵'을 제대로 쓰는지 어떻게 확인하느냐는 것. 점심시간마다 화장실에 서서 눈을 부라리며 쳐다보면 가장 확실하겠지만, 그럴 순 없다. 내가 게슈타포가 아니고, 직원들이 유태인이 아니지 않은가. 나도 제대로 실천 못하는 주제에 이런 감시는 온당치 않다. 게다가 감시하는 분위기로 반짝 효과를 볼 순 있겠지만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누군가 CCTV 설치를 이야기했지만, 아 이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 부당한 방법으로 목적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법이다. 게다가 설치비용은 누가 낸단 말인가. 해서 개별 면담을 통해서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살펴보기로 했다.
습관 바꾸기의 어려움, 양치 컵을 쓰는 사람이 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