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산골마을. 구름이 자욱하다. 수락폭포가 자리하고 있는 마을이다.
이슬비
여름도 서서히 지쳐가고 있다. 여름방학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피서도 끝나가고 있다. 사람들도 물을 찾는 일이 점차 줄어들 때이다. 여름은 물놀이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이 여름이 끝나면 내년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 가족이 연휴에 물놀이를 간 이유다. 물에 들어가면 조금 싸늘할 것 같지만 이번 주에 못 가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아쉬움이 컸다. 이번 목적지는 지리산 수락폭포다. 수락폭포는 초등학교 때 두 번 가본 곳이다.
폭포수를 맞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들떴다. 날씨도 아주 좋았다.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막 설레기도 했다. 폭포를 맞는다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시원함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지리산이 가까워 올수록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조금 있으니 비가 엄청 쏟아졌다. 굵은 빗줄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소나기였다. 곧 비가 그치고 환해졌다. 비가 그친 뒤 경치가 정말 아름다웠다. 산봉우리를 넘어가는 구름이 멋있었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수락폭포 주차장은 한가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동생 예슬이와 나는 튜브와 비치볼을 안고 폭포 쪽으로 뛰었다. 엄마께서는 아쉽게도 다리를 다쳐서 물에 들어가지 못하셨다. 엄마는 돗자리를 펴고 폭포가 보이는 쪽에 앉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