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자 <한겨레21>은 민영화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매각 시나리오'가 진행중인 인천공항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를 실었다.
한겨레21
정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공기업 선진화방안 1단계안에 인천공항공사가 민영화 대상으로 포함되자 많은 사람들은 의구심을 가졌다.
왜냐하면 '공기업 민영화'란 대체로 방만 경영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공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여러 매체에 보도되었듯 인천공항공사는 수익성과 인력구조 그리고 경쟁력 등의 면에서 아주 모범적 공기업에 속한다.
그런데도 왜 정부는 인천공항공사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일까? 정부가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인천공항공사가 뜬금없이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된 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사연이라도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사실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이번 정부 조치는 말이 민영화일 뿐이지, 실제로는 공항공사 지분의 49%를 외국에 팔아넘기는 일이다. 정부는 이를 단일 주주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고 15% 한도로 제한하여 매각한다고 변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매각의 방법론일 뿐이지 매각 추진의 이유가 전혀 아니다. 정부는 왜 인천공항공사를 외국 기업에 매각하기로 했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천공항공사를 사들일 외국 기업의 이름을 먼저 정부 측에서 거론하고 있는 점이 석연치 않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에 의하면 "강만수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공기업 관련 특별위원회에서 호주 맥쿼리공항과 합작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물 검색에도 빠져있는 송경순우리나라 정부산하위원회 중에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있다. 이 위원회에서는 국제적 개발 협력과 관련된 정부의 주요 정책과 기본 계획 등을 심의한다. <한겨레21>은 "이 위원회의 위원 중에 송경순씨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송경순씨는 아주 낯선 인물이다. 그는 '네이버' 인물 검색에서도 전혀 조회되지 않는다. <중앙일보> '30만 인물 검색' 창에는 '송경순'이 있다. 그는 '[현] 한국전문가컨설팅그룹유한회사 대표'로 되어 있고,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경영을 전공한 것으로 나와 있다.
물론 이런 사람이라고 해서 정부 산하 위원회의 위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약간 미심쩍기는 한 일이다.
그런데 <한겨레21>에 의하면 송경순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지난 1990년대 말 이 대통령이 워싱턴에 있을 때 송경순씨의 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송경순씨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때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위해 AIG 외자 유치 교섭을 할 때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송경순씨가 (강만수 장관이 국회에서 인천공항공사 합작 대상으로 언급한) '맥쿼리 인프라 펀드'의 감독이사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