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 출토됐지만 마땅한 보관장소가 없어 천안이 아닌 외지에 보관 전시되던 유물들이 천안으로 돌아온다. 천안박물관은 국립공주박물관 등 5개 기관과 협의해 오는 20일부터 해당 기관에 소장중인 천안 출토 유물들의 대여 이관을 추진한다.
이번에 대여 이관으로 천안에 돌아오는 유물들은 국립공주박물관 83점, 충남역사문화연구원 40여점, 국립중앙박물관 20여점 등 약 150여점. 공주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천안 출토 유물의 대여 이관이 성사되면 유물 수는 좀더 늘어난다.
대여 이관으로 제 집인 천안으로 돌아오는 유물들은 천안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다가 10월1일 천안박물관 개관 이후 기획전시와 상설전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선 보인다.
국보와 보물인 보현인석탑, 천흥사동종은 이관 대상에서 빠져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천안박물관으로 대여 이관되는 유물 중에는 풍세면 남관리 주거지에서 출토된 석검 등과 성남면 화성리 백제시대 분묘유적에서 출토된 발형토기, 북면 위례산성 발굴지구에서 출토된 삼족기, 우각형파수, 토기편 등이 포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청당동 원삼국 시대 유적에서 발굴된 원저단경호, 유공원통형토기, 심발형토기 등이 천안박물관으로 대여 이관된다.
천안박물관 개관에 따라 외부에서 천안으로 옮겨지는 천안 출토 유물 대부분은 다른 박물관의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유물들. 천안박물관으로 대여 이관되며 이들 유물들은 수장고를 벗어나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반면 국립공주박물관을 비롯해 다른 박물관의 전시실에 이미 진열되고 있는 천안 출토 유물들은 지난 97년과 98년 성남면 용원리 산직마을 뒤편 야산 용원리 9호 석곽묘에서 출토된 흑색마연토기 발형기 등 몇 점을 빼고는 대여 이관 대상에서 상당수 빠졌다.
국보 제209호, 제280호로 각각 동국대 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중인 보현인석탑과 천흥사동종도 천안박물관으로 대여 이관은 성사되지 않았다.
천안박물관 학예팀 관계자는 "수장고에 보관된 유물과 달리 천안에서 출토됐어도 이미 다른 박물관에 전시 진열중인 유물들은 천안박물관으로 대여 이관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복잡한 이관 절차의 영향도 있지만 지명도와 가치가 뛰어난 유물들을 타 박물관으로 이전할 경우 유물을 내놓는 박물관의 위상 약화를 우려하는 셈법도 한몫하고 있다.
박물관장 없는 박물관 현실화, 대외이미지 실추 우려
일부 천안 출토 유물들은 발굴 후 국가등록이 마무리되지 않아 대여 이관 협의자체가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 1999년 두정동 택지개발지구내 유적에서 출토된 인면파수, 직구단경호, 사족호 등 원삼국부터 백제시대의 유물들이 그 사례.
유물의 대여 이관을 위해서는 일단 유물의 국가등록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두정동 출토 유물은 아직 국가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 천안박물관 학예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쯤 국가등록이 완료되면 중앙박물관과 협의해 대여 이관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시 삼룡동 261-10번지 일원 부지면적 3만389㎡, 1․2층 전시면적 2천2백58㎡ 규모의 천안박물관은 전시실 6개소와 수장고 3개소, 카페테리아, 강의실 등을 갖춘다. 8월 현재 85% 공정율을 보이며 10월1일 개관 예정이다. 개관과 함께 천안박물관은 1910년대 이후 천안의 변천상을 사진으로 살펴보는 특별전도 개막한다.
문제는 박물관장을 겸직하고 있는 천안시 사적관리소장의 공백. 사적관리소장이 지난달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공백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법원의 확정판결 전 후임인사도 용이하지 않아 자칫하면 박물관장이 부재한 환경에서 천안박물관은 개관을 맞이할 수 있다.
410억 원을 투입해 최신 시설을 갖춘 초현대식 박물관으로 탄생함에도 선장 없는 박물관 신세로 천안박물관의 대외 이미지가 초기부터 실추되지 않을까라는 근심이 박물관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491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2008.08.19 10:1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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