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가 손 잡고 걸어간다...여기는 하늘 밑 공원

상암동 난지도 하늘공원 풍경

등록 2008.09.03 10:29수정 2008.09.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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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새꽃과 가을하늘이 환상적이다.
억새꽃과 가을하늘이 환상적이다. 조정숙

팔을 벌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가을비가 그치자 가을하늘은 청명하고 덤으로 아름다운 구름까지 유혹을 한다. 자연을 만끽하라고... 카메라를 둘러메고 근교에 있는 난지도 하늘공원을 찾아간다.


쓰레기 산이었다 생태계가 복원된 하늘공원은 다양한 야생 조류와 파충류가 살아 갈 수 있는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되살아나 시민들이 찾아가는 휴식 공간으로 부족함이 없다.

친환경으로 탈바꿈한 하늘공원을 찾을 때면 그동안 관계자들의 부단한 노력과 정성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감탄을 할 때가 많았다. 그분들의 노고로 이곳을 방문하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하늘공원을 올라가는 계단에 생명이 숨쉬고 있는 모습이다. 자연은 참 오묘하다.
하늘공원을 올라가는 계단에 생명이 숨쉬고 있는 모습이다. 자연은 참 오묘하다. 조정숙

 계단 끝자락에서 바라본 남산 N서울타워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계단 끝자락에서 바라본 남산 N서울타워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조정숙

 다정하게 바라보며 쉬고 있는 모자의 모습이 아름답다.
다정하게 바라보며 쉬고 있는 모자의 모습이 아름답다. 조정숙

291개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계단 끝에 도착하면 숨고르기를 한번은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멈춰 서서 서울풍경을 내려다본다. 멀리 남산 N서울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비가 그친 뒤라서인지 맑은 하늘과 넓은 시야에 들어오는 남산 N서울타워가 아름답게 다가온다. 서울타워 위로 보이는 구름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시선을 돌리자 예쁜 딸과 함께 공원을 찾은 아이 엄마가 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아이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아이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조정숙

 하늘공원 입구에 관상용 열매가 찾는이들을 반기고 있다.
하늘공원 입구에 관상용 열매가 찾는이들을 반기고 있다. 조정숙

 억새 너머로 북한산이 보인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함께 웅장한 북한산이 자태를 드러낸다.
억새 너머로 북한산이 보인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함께 웅장한 북한산이 자태를 드러낸다. 조정숙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아치를 이룬 터널을 지나가게 되는데  관상용 호박과 수세미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호기심으로 만져보기도 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 보인다.


수세미에 구멍이 나고 썪어 들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열매는 눈으로만 즐겨 주세요! 라는 푯말이 무색하다. 지나가는 이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해바라기 꽃 앞에서 아장아장 걸어가는 아기와 엄마가 다정스럽게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빠는 그 모습을 추억의 한 페이지로 만들기 위해 셔터를 누른다. 자연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한다. 시원한 바람이 스치며 지나간다. 찰나의 시간이 흐른 뒤 흔적을 기억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으리라. 문명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차츰차츰 지워져 가는 기억을 담을 수 있도록 카메라를 준 것이다. 어쩌면 그런 것들에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추억을 더듬어 보면서 그 시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리라.


 깜짝 놀란 꿩이 푸드덕 거리며 날아 오른다.
깜짝 놀란 꿩이 푸드덕 거리며 날아 오른다. 조정숙

 바람개비가 바람에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멀리 보이는 산위에 구름이 아름답다.
바람개비가 바람에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멀리 보이는 산위에 구름이 아름답다. 조정숙

 할아버지 할머니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산책을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산책을 한다. 조정숙

하늘계단을 올라 샛길을 지나고 조금 더 오르면 녹색의 푸름과 드넓은 하늘공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늘공원에 도착하자 사람 키보다 훨씬 커버린 억새가 너울너울 바람에 춤을 추며 아사삭 소리를 내며 반긴다.

제법 고개를 내민 억새꽃이 활짝 터트리기 직전 모습으로 억새밭 샛길을 다정하게 지나가는 연인들을 감추어 버린다. 매년 10월이면 억새 축제가 열리곤 하는데 환경오염으로 하늘공원 억새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 찾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한다.

어디선가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려 다가가 보면 억새밭 사이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다정스럽게 손을 잡고 걸어간다.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하늘공원의 억새밭,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아삭거리는 억새밭 사이로 바람에 실려 보낸다.

억새밭 샛길을 돌다보니 멀리서 바람개비가 윙윙거리며 돌아간다. 하늘공원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풍경이다. 가끔 걸었던 길에 공사가 한창이다. 황토볼 지압로와 세족장, 테마가든을 만들기 위한 공사를 하는 중이라는 푯말이 보인다.

9월 24일까지 마무리한다 하니 억새 축제가 열릴 때쯤이면 또 다른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생길 것이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벌개미취꽃을 찍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자 푸드덕 거리며 뭔가가 날아간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꿩이 화들짝 놀라 무거운 몸을 돌려 재빠르게 날아간다. 덩치는 커다란 게 놀란 새 가슴을 하고 푸드덕 거린다. 하늘공원의 가을이 익어가는 모습이다.

하늘공원 풍경에 적절한 '으악새' 노래를 적은 표지판이 가을을 우리 가슴에 성큼 다가오게 한다.

아 으악새 슬프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멥니다......
#하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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