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체포된 KTF.... SHOW 끝났나

수억원대 납품비리로 전격 체포

등록 2008.09.19 22:24수정 2008.09.1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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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 조영주 대표이사(자료사진) ⓒ 이정환

KTF 조영주 대표이사(자료사진) ⓒ 이정환

 

3세대 이동통신의 선두, 쇼(SHOW)의 몰락인가?

 

검찰이 19일 조영주 KTF 사장(52)을 전격체포했다. 또 이 회사에 대해선 이날 아침부터 9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벌였다. 조 사장 등 KTF 임직원들은 최근 수년 동안 특정 업체로부터 장비를 납품받는 대가로 수억원대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 정부 들어 대기업 CEO급 인사가 비리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여명이 넘은 수사관이 대기업을 상대로 강도높은 압수수색을 벌인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이번 KTF의 납품비리 의혹 사건이 정치권으로 번지거나, 모기업인 거대 통신업체 KT로 불통이 튈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 KTF 조영주 사장 아침에 집에서 전격 체포

 

이날 검찰의 KTF를 상대로 한 수사는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갑근) 소속 수사관들은 이날 아침 일찍 서울 도곡동 조영주 사장 자택을 긴급 압수수색했다. 조 사장은 회사 출근도 하기 전에 서초동 검찰청사로 향했다.

 

검찰은 동시에 30여명의 수사관을 서울 신천동 KTF 본사로 보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들은 휴대전화와 와이브로(WiBro, 무선휴대인터넷) 중계기 납품 관련한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최근 3~4년 동안 조 사장을 포함한 KTF 임직원들이 특정 중계기 업체가 이 회사에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수억원대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방송(SBS)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KTF를 상대로 중계기를 납품한 업체 사무실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이미 구속된 중계기 업체 사장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제공한 명단을 입수했으며, 장부에는 KTF 임직원들과 함께 정치권 인사까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조 사장을 상대로 납품업체 선정과정에서 개입했는지, 이 업체를 선정한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았는지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빠르면 20일 조 사장에 대해 배임수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3세대 이동통신 SHOW의 몰락?... 모 기업 KT도 당혹

 

검찰의 전격적인 CEO 체포와 압수수색 등으로 KTF 쪽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신천동 본사 직원들은 이날 오전 내내 검찰 수사관들이 사장실을 비롯해, 대외협력과 구매 등에 압수수색을 벌이자 사실상 일손을 놓았다.

 

KTF 한 관계자는 "아침에 나오자마자 갑작스런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고, 사장이 체포됐다는 소식에 직원들 대부분이 업무에 집중할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회사 고위관계자는 "조 사장께서 변호인과 함께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통신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져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KTF는 만년 이동통신업계 2위를 극복하기 위해 "쇼를 하라, 쇼(SHOW)!"라는 3세대 화상전화시장에 적극 진출했으며, 실제 3세대 휴대전화 가입자 수만으로 SKT를 앞지르기도 했었다. 이 과정에서 조영주 사장은 한 때 '3세대 화상통신 SHOW의 전설'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납품업체의 거액 리베이트 의혹 사건에 조 사장을 비롯해 KTF 상당수 임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통신업계에선 '쇼(SHOW)의 질주'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모기업인 KT와의 합병 등 굵직한 사업 추진의 지연뿐 아니라 '쇼(SHOW)'라는 젊고 신선한 회사 이미지 역시 크게 추락할 가능성도 크다.

 

모기업인 KT도 당혹스러운 것은 마찬가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남중수 KT 사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KT 차원에서 검찰수사 방향 등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검찰 수사 내용 가운데, 그동안 KT가 추진해 온 와이브로 사업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KTF의 검찰 수사에 대해 뭐라 언급할 부분이 없다"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2008.09.19 22:24 ⓒ 2008 OhmyNews
#K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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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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