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어느덧 단풍이 곱게 들고~
이명화
이제 우리는 하산한다. 왔던 길을 버리고 낯선 길을 택한다. 한 번도 와 보지 않았던 금오산을 올랐고, 또 낯선 길을 따라 하산한다. 하산 길은 굴곡 없이 계속 내리막길이다. 빠른 산행로다. 약 20분쯤 내려갔을까. 이제 임도가 나온다. 흙과 돌 자갈로 된 임도를 따라 한참동안 걷는다. 길가엔 이제 피기 시작한 억새들과 가을 들꽃들이 무성해 걷는 길이 즐겁다. 호젓한 임도를 따라 걸어서 한참을 간다.
하산 길은 임도를 걷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가끔 산 중에서 사람들 소리 들려온다. 산을 뒤적이며 약초를 캐거나 도토리를 줍거나 하는 사람들인 모양이다. 약초 산행지로는 많이 알려진 것일까. 차를 세워둔 산 들머리에 도착해 도로 사거리에서 앉아 쉬고 있노라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것이 보인다.
다른 산객들이 맞은 편 천태산 쪽에서 내려오더니 보리똥(보리수)을 발견했노라고 말한다. 우리도 함께 가본다. 정말 보리수나무들이 많고 눈에 잘 띄지 않는 보리수 열매들이 빨갛게 익었다. 아직 채 익지 않은 것들도 보이지만 무르익어가는 보리수를 손으로 딴다. 어릴 때 보았던 보리수열매는 그렇게 커 보였건만 이렇게 작았던가 싶을 정도로 파리똥만큼(?)이나 작다.
그래도 익은 보리수 그 맛은 어릴 때 먹었던 바로 그 맛이다. 열매가 작아서 그런지 제법 많은 양을 땄는데도 양이 많이 불지 않는다. 네비게이션 따라 왔다가 길을 잘 못 들어섰다는 사람들이 이곳에 내려서 한참 동안을 떠들썩하게 보리수랑 야생 밤을 따면서 소리치며 좋아라, 한다. 천태산 쪽에서 내려오는 부부로 보이는 중년 남녀, 그들의 머리 위엔 도토리일까, 머리 위에 자루가 묵직해 보인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산행이었지만, 보리수나무 열매를 따면서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도 하며, 또한 우리 못지않게 어린 아이들처럼 즐거워하며 소리치며 산열매를 따는 사람들, 여러 사람들의 여러 모양들을 보는 즐거움도 있어 나름대로 즐겁고 흐뭇한 산행이었다.
산행수첩:일시:2008.9.15산행대상: 약초산행, 가족산행산행기점: 삼랑진읍 안촌마을 위쪽, 송촌 마을 입구진행: 금오산 입구(12:10)-금오산 정상(2:10)-하산(2:30)-금오산 약수암 입구(2:50)-금오산 입구(3:30)특징: 도로 옆 보리수 나무 열매 많음. 둥글레, 도토리 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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