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코스모스와 함께 추억속을 걸어봅니다.
이인옥
충남 연기군 일대에는 길가에 코스모스가 만발하였습니다. 특히 연기군 서면 고복저수지 주변의 코스모스는 아름다운 저수지와 함께 오붓한 드라이브 코스를 만들어줍니다.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는 그를 보면 추억속의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움이 앞서 다가가 악수를 하곤 합니다.
아! 바라만 봐도 즐거움이 넘치고 행복해 지는 이 마음,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코스모스를 좋아했던 나는 오늘도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합니다. 창밖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코스모스를 볼 때면 그리움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지는 이유는 그리운 고향의 추억을 떠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스모스는 멕시코가 원산지이며 관상용으로 흔히 심는 꽃으로 9, 10월경에 절정을 이릅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나머지를 추영이라는 약재로 쓰이며, 종기와 충혈되고 아픈 눈에 약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코스모스란 이름은 그리스어의 kosmos에서 유래되었으며 그 뜻은 '이 식물로 장식한다'라는 뜻이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코스모스는 어디에나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꽃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길가 가장자리에 피어나 아름다운 가을길을 열어주는 매우 사랑스런 꽃입니다. 꽃말은 소녀의 순정, 순애, 조화를 뜻합니다.
내가 어렸을 때 학교 가는 길은 꽤 멀고 험난한 산길이었습니다. 가을 이른 아침, 가방을 들고 신작로로 나서면 친구들이 하나 둘 앞 다투어 뛰어나옵니다. 인사랄 것도 없이 서로 바라보며 하얀이 드러내고 웃다보면 그게 바로 친구들과 나누는 인사입니다.
학교까지 가려면 큰 산을 하나 넘어서 한참을 더 걸어가야 합니다. 얼마나 산이 높은지 빠른 길로 올라가다 보면 미끄러지기 일쑤였고, 어찌 보면 아슬아슬 산타기가 연출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포장도 안 된 신작로를 지나서 산을 넘고, 또 신작로를 걷다보면 만나지는 코스모스가 얼마나 좋았던지, 나도 모르게 코스모스로 달려가 손으로 만지기도 하고 바라보며 콧노래도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서도 코스모스에 대한 나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추석명절에 고향에서 친구들을 만나 부여 부소산이나 공주 산성공원으로 놀러가곤 했는데 그때도 길가에서 코스모스를 만나면 달려가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며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 보면 나만 좋아한 것이 아니고 친구들도 코스모스를 무척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가을이 가장 기다려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코스모스를 볼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그 꽃을 보면서 그리움과 추억과 아름다운 오늘을 만끽할 수 있으니, 어쩌면 코스모스는 내게 친구처럼 소중한 존재인지도 모릅니다.